▲ 지난 3일 오후 일본 도쿄에서 시민들이 북 핵실험 가능성을 언급하는 아베 총리의 기자회견 모습을 TV로 바라보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북한이 제6차 핵실험을 감행한 날 위급한 상황에서도 총리 관저와 사택을 여러차례 오가며 시간을 낭비한 것을 두고 비판론이 제기되고 있다.

5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야당 민진당의 야마노이 가즈노리(山井和則) 국회대책위원장은 전날 여야 국회대책위원장 회의에서 아베 총리가 북한이 핵실험을 한 날 관저와 사택을 오간 것이 위기 관리상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베 총리는 북한이 핵실험을 한 3일 오전 사택에서 관저 내의 숙소인 ‘공저’(公邸)로 이동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했다.

통화 후 사택으로 돌아갔지만 북한의 핵실험 감행 사실을 듣고 오후에 관저에 들어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관계각료 회의에 참석했다.

이후 아베 총리는 다시 사택으로 돌아갔지만, 심야에 다시 공저로 돌아와 트럼프 대통령,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각각 통화를 했다.

시초를 다투는 시급한 상황에서 하루 사이 2.5회나 공저와 사저를 오가며 아까운 시간을 길거리에서 낭비한 것이다.

아베 총리는 2012년 말 총리에 취임한 뒤 공저로 살림을 옮기지 않은 채 차로 15분 거리인 도쿄 시부야(澁谷) 고급 주택가의 사저에서 생활하고 있다.

“관저에 살면 일과 삶이 분리되지 않아 기분 전환을 할 수 없다”는 게 이유이지만, 유령이 나온다는 소문 때문에 관저 기거를 꺼린다는 소문도 있다.

비판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지만, 아베 총리는 공저 이주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공저에서 생활할 경우 집무실이 있는 관저까지 내부 통로로 바로 이동할 수 있다.

야마노이 위원장은 “총리의 최대 임무는 위기관리”라며 “아베 총리가 공저에 상시 거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일본 기상청이 지난 3일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에서 규모 6.1의 인공 지진이 발생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이런 비판은 인공지진 발생 상황을 신속하게 보고해 빠른 대처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일본 기상청의 현장 공무원들의 대응과 대비되면서 한층 주목받고 있다.

기상청은 3일 낮 12시29분57초 지진이 발생한 뒤 7분 가량이 지난 12시37분 내각 관방에 “자연지진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보고했다. 현장에 대기 중이던 분석팀이 신속하게 지진 발생 지점과 주변 지역의 상황 등을 분석해 핵실험 가능성을 신속히 알린 것이다.

기상청은 지난 2006년 북한의 첫 핵실험 당시 핵실험 사실을 신속히 파악을 하지 못해 비판을 받았지만, 이후 감시 시스템을 강화하고 지진 분석에 대한 노하우를 쌓아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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