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 펀드관리 제대로 안하고 고객 상대 안내·상담도 부실

금감원, 전용콜센터 설치·전문상담원 배치하는 ‘펀드주치의’ 도입

 

국민 약 6명당 1명꼴로 가입한 변액보험의 운용·관리 체계가 허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금융감독원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변액보험 적립금은 113조 원, 계약은 820만 건이다.

변액보험은 생명보험사들이 판매한다. 보험료를 펀드로 운용해 수익을 낸다.

최저보증옵션에 가입하면 원금이 보장된다.

그러나 생보사들은 변액보험 판매에만 치중할 뿐, 보통 10년 넘는 장기 계약인 변액보험의 운용·관리에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는 게 금감원의 지적이다.

상품은 보험설계사가 판매하지만, 펀드 운용은 자산운용사에 위탁하는 구조다. 설계사는 퇴직·이직이 잦다.

또 계약 기간 펀드를 바꾸거나 주식·채권 등 자산의 편입비율을 조정할 수 있지만, 가입 이후 한 번이라도 펀드를 변경한 계약은 전체의 3.9%에 정도다.

실제로 한 민원인은 “변액연금보험에 가입한 지 8년이 지났지만, 우편으로 오는 수익률 문서 외에 어떤 안내도 보험사로부터 받은 적이 없다”고 불평했다고 금감원은 전했다.

설계사 수수료 등을 떼고 나면 일반 펀드보다도 수익률이 낮고,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는 경우도 있다.

게다가 자신이 가입한 펀드나 자산 편입비율을 어떻게 바꿀지 알아보고 싶어도 마땅히 물어볼 곳이 없다는 게 문제로 꼽혔다.

23개 생보사 가운데 미래에셋, ING, PCA, 푸르덴셜, 라이나, 카디프 등 주로 외국계 생보사들만 변액보험 전용 콜센터를 운영 중이다.

전용 콜센터도 일반 상담원이 응대할 뿐, 전문적이고 깊이 있는 상담과는 거리가 멀다고 금감원은 지적했다.

금감원은 이에 따라 모든 생보사가 전용 콜센터를 두고, 전문성 있는 상담원을 배치하는 ‘펀드 주치의’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전용 콜센터는 단순 조회를 위한 일반 콜센터와 분리 운영된다.

변액보험 판매자격증이 있거나 종합자산관리사 등 펀드 관련 자격을 가진 상담원이 배치돼야 한다.

최소 배치 인력은 보유 계약에 따라 2∼5명이다.

금감원 진태국 보험감독국장은 “오는 10월까지 시범 실시하고 상담 절차, 인력 규모, 상담 내용 등을 보완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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