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유통업 웃음-중소기업·자영업 울고

▲ 10월2일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사상 최장 10일간 추석 연휴가 이어지면서 울산지역 백화점 업계는 세일기간을 맞아 다양한 할인 행사와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여행상품 일찍부터 마감
가족모임·나들이객 겨냥
유통업계 할인행사 준비
조선·車업계 일감 줄어
하청업체 시름 더 깊어
소비자 역외유출 늘 전망
자영업자 매출하락 걱정

정부가 다음달 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면서 사상 최장 10일간의 휴일이 확정됐지만, 울산지역은 업계간 휴일에 따른 희비가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지역 유통업계와 여행업계는 휴일 증가에 따른 매출신장 기대감과 예약 폭주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는 반면, 중소기업계와 자영업계는 일감 부족과 매출 감소에 울상을 짓고 있다.

◇여행·유통업계 기대감

5일 울산지역 여행업계에 따르면 이번 추석연휴기간 국내외 대부분의 여행 일정의 예약률이 90%를 넘을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긴 연휴로 일본이나 동남아뿐 아니라 유럽과 미주지역까지 예약이 대부분 마감된 상황이다. 추석 당일인 4일 이후 일정은 대부분 매진됐고, 4일 이전 출발 일정은 예약률이 90% 내외로 다소 여유가 있었지만, 다음달 2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서 업계는 연휴기간 예약 전체 마감을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울산 남구 신정동 연두의 여행이야기 관계자는 “숙박비·항공권 등에 크게 올라 비용은 두 배 가까이 늘었지만, 예약 문의가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 2일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여유 좌석이 있었던 추석 전 일정도 대부분 마감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울산지역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유통업계도 긴 추석 연휴에다 임시공휴일 지정까지 겹치면서 다양한 할인행사와 이벤트로 시민들의 지갑열기에 나섰다.

현대백화점 울산점과 롯데백화점 울산점은 각각 오는 29일과 28일부터 가을 정기세일을 실시하고, 추석 연휴기간 할인상품과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연휴가 최장 10일로 크게 늘어난데다,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31일까지 이어지는 코리아세일페스타 기간과도 겹쳐 대대적인 이벤트와 할인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지역 대형마트도 길어진 연휴기간 가족모임과 나들이객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할인행사를 실시하는 한편 물량 확대도 준비중이다.

◇중소기업·자영업계 ‘울상’

울산지역 중소기업계와 자영업계는 늘어난 연휴에도 일감 부족과 소비자들의 역외유출이 우려되면서 울상을 짓고 있다.

조선 관련 중소기업은 경기 침체로, 자동차 관련 중소기업은 현대차 노조의 파업 영향으로 일감이 크게 줄면서 통상 실시하던 휴일 특근마저 이번 명절에는 전무한 상황이다.

북구 중산일반산업단지에 위치한 조선업 관련 A부품업체는 일감부족 등으로 최장 10일간의 추석 연휴를 모두 쉴 예정이다. 공장을 가동해야할 만큼 일감도 충분치 않은데다 휴일 근무에 따른 직원들의 특근수당도 부담돼서다. 통상적으로 지급하던 명절 수당도 올해는 자금난으로 지급하지 않을 예정이다.

이 업체 대표는 “조선업이 호황기때는 납품 기일에 맞추기 위해 명절에도 당일에 차례만 지내고 근무를 할 정도로 바빴지만, 지금은 일감이 부족해 기존 인력 감축까지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울산지역 자영업자들은 휴일이 늘면서 오히려 매출하락이 우려된다며 걱정스러운 모습이다. 연휴가 길어지면 통상적으로 시민들이 대형마트나 백화점 등으로 몰리거나 교외로 소비하는 경향이 강해 오히려 자영업자들은 매출이 하락한다는 것이다.

이날 중구 남외동에서 숯불갈비 전문점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추석 연휴가 길어지면 아무래도 매출이 줄어들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문을 닫고 영업을 안할수는 없어 자영업자들은 휴일에 고용하는 직원들 인건비 부담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등 대기업 직원들은 대부분 따라 열흘간의 꿀맛 휴무를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석유화학 업계는 공정을 멈추면 파이프 안에서 굳어버리는 특성 24시간 쉬지 않고 공장을 계속 가동할 예정이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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