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원효 미래인재개발연구협동조합(드론·3D프린팅)이사장

드디어 아이들이 개학을 맞았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방학이 즐겁지만 식사, 간식, 숙제 등을 챙겨주다 보면 힘든 것이 사실이라 개학을 기다리는 부모들도 많았을 것이다. 방학 막바지에는 아이들 숙제 때문에 부모가 더 바빠지기 마련이다.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이 특히 그러한데 요즘 숙제는 현장 체험이나 창의 제품 만들기 등 아이 혼자 하기 보단 부모의 도움이 필요한 것들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필자 역시 학부모로, 아이들의 숙제를 도와주게 되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적 이었던 것은 재활용품을 활용한 만들기 숙제였다. 자원을 절약해 환경을 보호하자는 의미겠지만 재활용품으로 원하는 제품을 만들기란 생각만큼 쉽지 않다. 사용할 수 있는 재료의 종류와 모양이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에 일반 재료를 활용한 만들기보다는 창의적인 사고력을 더 많이 필요로 한다.

“자, 여기에 동그란 휴지심 몇 개, 빨대, 종이 상자, 나무젓가락이 있고 이것들을 활용해서 중세시대 마차를 만들어 보기로 가정해보자. 종이상자를 마차의 몸체로 사용하고 휴지심은 바퀴로, 나무젓가락은 손잡이로 만들면 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 말은 그렇게 하지만 ‘종이상자가 너무 크다면?’ ‘동그란 휴지심이 찌그러져 있다면?’ ‘마차라면 말이 있어야 하는데 말은 무엇으로 만들어야 할까?’ 생각이 꼬리를 물면서 결국 당초 원했던 모양의 마차는 만들지 못한다.

이렇듯 원하는 모양으로 제품을 만들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활용 가능한 재료들을 어떻게 변형, 조합시키고 이에 맞게 만들고자 하는 제품의 형태를 변경시키면서 다양한 생각을 하게 되는데 이러한 문제 해결 과정에서 아이들의 창의적인 사고력이 길러지게 되는 것이다.

여러 전문가들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이 창의적인 사고력이라고 한다. 그럼 이것은 저절로 생겨나는 것인가? 절대 그렇진 않다. 다양한 문제들이 주어지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거치게 되면 자연스럽게 창의적인 사고력이 길러지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이것과는 조금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드론 만들기, 3D 프린터와 아두이노 체험하기 등 4차 산업과 관련된 다양한 제품들을 경험하고 실습해 볼 수 있지만 절대적으로 짧은 시간과 전문가의 부족으로 인해 대부분이 정해진 매뉴얼대로 단순 실습을 하게 된다. 이렇게 해서는 절대 창의적인 사고력을 기를 수 없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은 드론, 3D 프린터, 아두이노 등의 단편적인 제품들이 아니라 이것들을 활용해 아이들 스스로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는 능력을 갖게 하는 것이다. 창의적인 사고력을 가지는 것은 절대 어려운 부분이 아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하는 사람은 너무나 많다. 하지만 그것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문제에 직면하게 되는데 이 과정을 얼마나 슬기롭게 극복해 내가 원하는 대로 구체화 시킬 수 있는가? 이 것이 핵심인 것이다. 지금이라도 단순 체험 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전문가를 양성해 창의적인 사고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겠다.

김원효 미래인재개발연구협동조합(드론·3D프린팅)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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