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맹소영 날씨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하루도 빠짐없이 하늘에 떠있는 구름! 늘 같은 모양인 듯 보여도 각기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이 구름이다. 구름에 처음으로 이름을 붙여준 구름의 아버지가 있다. 바로, 영국의 기상학자 루크 하워드. 그는 구름을 높이에 따라 네 종류로 나누었다. 가장 높은 곳에 떠 있는 상층운(5~13㎞), 중간층은 중층운(2~7㎞), 가장 낮은 곳의 하층운(지면~2㎞), 그리고 수직으로 발달하는 수직운이다.

이를 토대로 세계기상기구(WMO)는 기본 10종의 구름을 모양과 두께, 위치에 따라 100여종으로 세분화 했다. 구름관측은 과학적 분석보다는 목측(目測)에 의존하므로 모양을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뭉게구름처럼 뭉쳐있는 구름을 ‘적운’, 비로 쓸듯 얇게 흩어져 있는 구름이 ‘층운’이다. 꼬불꼬불한 털 모양의 ‘권운’과 먹구름을 동반한 ‘난운’도 있다.

구름의 모양에서도 날씨를 예측할 수 있다. 전형적인 가을하늘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일명 ‘양떼구름’이 그렇다. 지면으로부터 2~7㎞ 상공에서 볼 수 있는 중층운의 일종인 고적운인 양떼구름은 저기압 전면에서 종종 볼 수 있는 구름으로 ‘새털구름’이라고도 불리는 권운과 함께 비가 올 징조를 알려주는 구름이다. ‘뭉게구름’으로 불리는 수직운인 적운은 태양에 의해 지면이 가열되어 대류작용으로 만들어진 구름으로 비온 뒤에 나타나는 구름이기 때문에 맑은 날을 예고한다.

‘가을이 되면 말발굽에 고인 물도 마실 수 있다’라는 속담이 있을 만큼 유독 가을 하늘이 푸르고 높아 보이는 이유는 뭘까. 날씨에 그 비밀이 있다. 가을에는 강수량이 점차 줄고 공기 중의 습도가 낮아진다. 대기 중의 작아진 물방울은 태양 빛을 산란시키는데, 우리가 쉽게 볼 수 있는 파란빛의 짧은 파장영역을 산란시키면서 하늘을 더 푸르게 보이게 하는 것이다.

가을철은 대기가 안정적이어서 날씨의 변동폭이 크지 않다. 하늘에 변화를 주는 구름도 많이 발생하지 않는다. 국지성 폭우를 동반하는 여름에는 지면에 쌓인 열기와 상층의 온도차이로 인해 수직으로 강하게 발달하는 ‘적란운’이 생기기 쉬운 반면, 가을에는 상층에 비를 갖지 않은 ‘권운’과 ‘고적운’의 수평형 구름이 생성되는데, 전형적인 가을 하늘과 어울리는 구름이다.

맹소영 날씨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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