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전·선수차출 일정 촉박...귀국 행사도 단촐하게 진행

▲ 월드컵 본선 9회 연속 진출에 성공한 축구대표팀 신태용 감독이 7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 환영행사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했지만 본선 경쟁력을 끌어올릴 기회인 다음 달 유럽 전지훈련까지 시간이 빠듯해 준비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대표팀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다음 달 A매치(국가대표팀간 경기) 데이 기간(10월2~10일)에 평가전을 겸한 유럽 투어를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이 기간이 한국 최대 명절인 추석 연휴와 겹치는 데다 국내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의 상하위 스플릿 팀이 결정되는 마지막 33라운드(10월8일)가 예정돼 있어 대표팀 소집에 적지 않은 진통이 따를 전망이다.

우선 대표팀이 출국하는 10월2일은 황금연휴 둘째 날이다. 문제는 대표팀의 두 차례 평가전 상대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 가운데 10일 아프리카의 튀니지와 경기는 확정이 됐으나 유럽 전훈 기간 초반에 추진 중인 2018년 월드컵 개최국 러시아와 경기는 성사 여부가 불투명하다.

A매치 데이에 월드컵 유럽 예선이 치러지는 상황이라 평가전 상대로 인기가 높은 러시아가 아직 한국과 친선경기 개최에 대한 확답을 주지 않았다.

여러 경로를 통해 러시아축구협회를 설득하고 있지만 러시아와 맞대결이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만약 러시아와 평가전이 무산된다면 두 차례 A매치를 모두 아프리카 팀과 치러야 한다.

대표 선수 차출도 골칫거리다.

10월8일 열리는 상하위 스플릿 전 마지막 33라운드 경기는 12개 K리그 클래식 구단으로선 1년 농사에서 가장 중요한 날이다.

상위 스플릿 마지노선인 6위 강원(승점 40)과 강원을 승점 6점 차로 뒤쫓는 포항(승점 34)은 물론 선두 다툼을 벌이는 전북(승점 54), 2위 제주(승점 50), 내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걸린 3위를 노리는 4위 수원(승점 46), 5위 서울(승점 42) 모두 놓칠 수 없는 한판이기 때문이다.

이 상황에서 구단들이 대표팀에 선수를 내주기가 쉽지 않다. 더욱이 구단들과 월드컵 최종예선 카타르전(6월14일)과 이란전(8월31일)을 앞두고 두 번 연속 대표팀 조기 소집을 위해 리그 일정을 조정했던 만큼 이번에는 K리거 차출을 최소화해달라는 입장이다.

축구협회와 한국프로축구연맹도 공감대를 형성해 유럽 원정에는 K리거가 거의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신태용 감독으로선 해외파 주축으로 유럽 전훈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축구협회는 대표팀 소집 보름 전인 오는 17일까지 국가대표로 뽑을 해외파 선수의 해당 구단에 소집 요청 공문을 보내야 한다.

신태용 감독은 대표팀 소집 1주일 전인 25일 유럽 전훈에 나설 23명의 명단을 발표한다.

한편 축구대표팀은 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은 세계 6위 기록이라고 했지만, 경기력에 대한 비판이 거센 탓에 행사는 귀국행사는 단촐하게 진행됐다.

선수들 표정도 무거웠다.

갑작스러운 히딩크 전 감독 부임설에 대표팀 분위기는 더욱 어수선했다.

신태용 감독은 “많은 분이 성원으로 월드컵 본선에 진출할 수 있어 감사드린다”며 “이번을 계기로 본선을 잘 준비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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