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저스 주전 자리 확정...11일 데뷔전 치를 예정
부모 한국인 최초 선수

미국프로풋볼(NFL) 데뷔전을 눈앞에 둔 재미교포 구영회(23·로스앤젤레스 차저스)에 대한 미국 언론의 관심이 뜨겁다.

AP통신과 ESPN은 7일(한국시간) 신인 첫해 NFL 주전 자리를 확정한 차저스의 키커 구영회의 인터뷰 기사를 나란히 송고했다.

지난 5월 육성선수 격인 비지명 자유계약선수(Undrafted Free Agent·UDFA)로 차저스 구단에 입단한 구영회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베테랑 키커 조시 램보와의 경쟁을 이겨냈다.

차저스 구단은 지난 두 시즌 동안 들쭉날쭉한 경기력으로 질타를 받았던 램보를 방출하고, 구영회를 53인 최종 로스터의 유일한 키커로 남겼다.

차저스 구단의 톰 텔레스코 단장은 “우리는 구영회의 일관성 있는 킥 능력과 그의 태도가 맘에 들었다”며 “그는 공을 정확한 방향으로 차는데 엄청나게 뛰어난 소질이 있다”고 극찬했다.

구영회는 1994년 서울 출생으로 초등학교 6학년 때까지 한국에서 지내다가 부모님을 따라 미국에 이민했다. 현재 아버지는 한국으로 돌아와 인덕대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고, 어머니는 조지아에서 간호사로 일하고 있다고 AP통신은 소개했다.

구영회로서는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셈이다.

NFL은 미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스포츠로, 미국에서 가장 신체적 능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NFL 입성의 기회를 얻는다.

흔히 바늘구멍으로 표현될 정도로 험난한 경쟁을 재미교포 구영회가 뚫어낸 것이다.

그는 “프리시즌 경기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줬기에 좋은 예감이 들긴 했다”며 “하지만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구단은 내가 정규시즌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결단을 내릴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구영회는 현지시간으로 오는 11일 적지에서 열리는 덴버 브롱코스와의 정규시즌 개막전에서 NFL 데뷔전을 치를 예정이다.

구영회 이전, 한국에서 태어난 선수가 NFL 무대를 밟은 사례는 전 피츠버그 스틸러스의 스타 플레이어였던 하인스 워드 등 3명이 있었지만, 부모님이 모두 한국인인 선수는 구영회가 처음이다.

뉴저지에 있는 중학교에서 풋볼과 축구를 병행했던 구영회는 리지우드 고등학교 진학 이후에는 대학 장학금 혜택이 더 많은 풋볼만 했다.

구영회는 자신이 원하던 대로 조지아 서던 대학교에 장학생으로 스카우트됐다. 구영회는 대학 재학 기간 35차례의 필드골 기회에서 31번(88.6%)을 성공해 학교 기록을 경신했다.

4학년 때는 20회 가운데 19회를 성공했다. 놓친 한 번은 54야드 필드골이었다.

대학 최고 키커에게 수여되는 ‘루 그로자 어워드’의 최종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차저스 구단 입단 전에도 구영회는 이미 유명인사였다. 대학 시절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 때문이다.

그는 대학 시절 연습 도중 두 발로 공에 스핀을 준 뒤 킥에 이은 백플립(뒤로 360도를 도는 것)을 연결 동작으로 해내 큰 화제를 불러모았다.

구영회가 속한 차저스 구단은 한인 20여만명이 사는 로스앤젤레스를 연고지로 하고 있다. 구영회의 활약 여하에 따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류현진 못지않은 인기를 누릴 수 있는 여건이다.

구영회는 “흥분된다”면서 “한국인 선수가 풋볼을 한 사례는 많지 않을 것이다. 희망하건대 나로 인해 풋볼을 즐기고 풋볼을 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났으면 좋겠다. (한국을) 대표한다는 느낌이 좋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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