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의 기능 중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집행부에 대한 감시·감독이다. 이 때문에 의회는 집행부가 벌이는 각종 사업에 대해 감시·감독을 하게 된다. 특히 의회는 집행부가 벌이는 사업에 대해서는 타당성 유무를 확인해야 하고 그리고 각종 사업에 투자되는 비용이 시민경제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유도해야 한다. 그런데 이번에 울산시의회가 종합운동장 건립과 관련 보인 행동에서는 이런 기능을 전혀 찾아 볼 수 없다.

 울산시는 2005년 전국제전 개최 준비를 위해 종합운동장 건립을 오래 전부터 계획해 왔다. 그런데 문제는 이 사업에 소요되는 비용이 너무 많다는데 있다. 울산시가 밝힌 사업비를 보면 부지 매입에서부터 각종 시설을 하는데 1천억원이 필요하다. 따라서 울산시는 현재 사용중인 병영 종합운동장을 보수해 전국체육대회를 준비할 계획을 세웠다. 병영종합운동장을 보수해 사용할 경우 약 200억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시민들도 현재 울산시가 재정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종합운동장을 신축하기보다는 현재 사용중인 운동장을 보수해 사용하는 것이 옳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울산시가 어느날 갑자기 이 계획을 변경해 종합운동장을 신축하겠다는 계획을 내어 놓았다. 울산시가 당초 계획을 바꾸게 된 것은 울산에 광역시 위상에 맞는 체육시설이 있어야 한다는 단순한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시민들은 이 문제를 놓고 울산시의회가 울산시의 의견을 받아들일 것인지 그렇지 않으면 시민의 손을 들어 줄 것인가에 관심을 쏟았다. 그런데 울산시의회가 어제 울산시가 상정한 이 계획안을 통과시킴으로 시민들을 크게 실망시켰다.

 놀라운 것은 담당 공무원들조차 이 안건이 이처럼 쉽게 의회를 통과 할 줄은 몰랐다고 얘기를 하는 데 있다. 그렇지 않아도 울산시의 올해 재정 자립도는 64. 1%로 지난해 74. 3%에 비해 10.2포인트나 떨어졌다. 이 숫자는 16개 광역시·도 가운데 하락폭이 가장 높은 것으로 울산시 재정이 상당히 어렵다는 것을 반영한다. 그런데 이처럼 어려운 울산시 재정을 생각하지 않고 종합운동장 건립안을 통과시킨 울산시의회가 과연 시민의 대표기관이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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