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비사항 유출로 흥행에 ‘찬물’…“지도부 퇴진 선언후 조직 긴장감 무너져”

▲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이 상영되는 영화의전당 야외극장 모습.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개막작이 사전 유출되는 사태가 일어났다.

국제 유수 영화제에서 개막작은 공식 발표가 있기 전까지는 철통같은 보안을 유지한다.

영화제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리고 대회 흥행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다.

10월 개막하는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에 문근영 주연의 영화 ‘유리정원’(신수원 감독)이 선정됐다는 소식이 지난 7일 서울 충무로를 중심으로 인터넷에서 확산한 뒤 일부 언론에서 보도했다.

영화제 측은 이 보도 내용에 대해 부인하지 않고 “오는 11일 개막 기자회견 때 공식적으로 밝히겠다”는 입장만 고수했다.

사실상 사전 유출을 인정한 셈이다.

영화제의 가장 큰 관심을 받는 개막작에 대한 보안이 무너지면서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김빠진 대회가 됐다.

2014년 ‘다이빙벨’ 사태 이후 이용관 집행위원장 사퇴와 검찰 수사, 지난 5월 김지석 수석프로그래머 별세, 지난달 김동호 이사장·강수연 집행위원장 동반사퇴 선언에 이어 또 한 번의 악재다.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해마다 영화제 개최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기자회견을 열고 개·폐막작과 세계 영화계 주요 초청인사 등을 공개했다.

▲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유리정원'의 주연배우 문근영.

개막 기자회견에서 단연 관심을 받는 것은 개막작이다.

그해 영화제의 주제와 정체성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물론 개막작 출연 주연배우와 감독이 누구인지도 관심거리다.

이런 이유로 개막작 관련 사항은 공식 발표 전까지 극비에 부쳐진다.

이번 개막작 사전 유출로 지난해 부산시의 손을 떠나 민간사단법인으로 출범한 BIFF의 허술한 조직 관리와 직원들의 기강해이 문제가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부산 문화계 한 인사는 8일 “김동호 이사장과 강수연 집행위원장 동반사퇴 선언 이후 리더십 부재 속에 조직의 긴장감이 무너진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영화제를 제대로 치러낼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다음 달 12일부터 21일까지 영화의전당과 해운대 일대에서 열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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