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추가 보복 우려에 현대차 합작사 갈등까지

우리 정부가 사드(THAADㆍ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 4기의 임시 배치를 완료한 뒤 중국의 보복 우려가 불거지면서 8일 주식시장에서 화장품, 여행·면세점 등 이른바 중국 관련 소비주가 추락했다.

여기에 현대차는 중국 내 합작회사의 현지 파트너와 갈등이 커진 영향으로 그룹 계열사주가 동반 하락했다.

이에 따른 하루 시가총액 감소액은 무려 4조 원을 넘었다.

이날 유가증권 시장에서 아모레G는 전 거래일보다 4.35% 떨어진 12만 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또 아모레퍼시픽(-4.63%), LG생활건강(-2.37%), 코스맥스(-4.68%), 코스맥스비티아이(-5.00%), 한국콜마(-2.69%), 한국화장품(-5.77%), 코리아나(-3.73%) 등 화장품주는 모두 주가가 하락했다.

중국인 관광객의 영향이 큰 면세점이나 여행, 카지노, 호텔 업종의 종목도 대부분 떨어졌다.

호텔신라는 2.77% 하락했고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2.36%), 롯데쇼핑(-3.20%), 신세계(-1.37%), 파라다이스(-2.89%), GKL(-2.22%), 모두투어(-3.73%), 하나투어(-1.68%) 등도 내림세를 보였다.

중국 내 한류의 덕을 본 와이지엔터테인먼트(-2.41%), 에스엠(-0.50%), CJ E&M(-1.43%) 등 엔터테인먼트주 주가도 동반 하락했다.

중국이 전날 우리 정부의 사드 발사대 임시 배치에 항의해 김장수 주중 한국 대사를 초치하는 등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추가 보복 우려가 불거진 데 따른 것이다.

신화통신과 중앙(CC)TV 등 현지 언론들은 사드 발사대 반입 소식을 속보로 전하면서 강하게 비난했다.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사평(社評)을 통해 “사드가 북핵과 같이 지역 안정을 해치는 악성종양이 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중국 소비 관련주 가운데 시가총액 상위 10개사만 보더라도 이날 주가 하락에 따른 시총 감소액은 무려 1조 4050억 원에 달했다.

이와 별개로 중국 현지 파트너와의 갈등이 커진 현대차도 중국 사업의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로 이날 주가가 1.81% 떨어졌다.

또 현대위아(-7.09%), 현대모비스(-4.66%), 현대글로비스(-3.93%) 등 현대차 계열 11개 상장사 중 9개사가 동반 하락했다.

이에 따른 현대차 그룹주의 시총 감소액은 2조 7133억 원에 달했다.

중국 글로벌 타임스는 전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베이징자동차가 부품 공급과 관련한 현대차의 탐욕과 오만에 지쳤다”며 “합자 관계가 끊기는 위험이 있더라도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결심을 굳혔다”고 보도했다.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등에 비싼 단가로 부품 공급을 몰아주는 식으로 현대차가 베이징현대차를 이용해 홀로 이익을 챙기고 있다며 베이징자동차가 강한 어조로 불만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베이징현대차의 영업이 부진한 주원인이 사드 문제임에도 중국 관영 매체가 베이징자동차와 현대차의 갈등을 부추기는 보도를 통해 본질을 흐리려 한다는 해석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베이징현대차는 사드 보복 이후 판매량이 반 토막이 난 것으로 알려졌으며 부품 대금을 주지 못해 최근에는 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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