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게놈 해독이 완료됨에 따라 과학자들은 이제 각 유전자가 지니는 기능을 알아내그로부터 질병치료 등에 도움이 되는 유익한 정보를 얻어내기 위한 작업에 착수하고 있다.  지금까지 완료된 작업은 한 대기업의 많은 사원들 이름과 부서를 나타내는 전화번호부가 작성된 것에 비유할 수 있다. 그러나 사원들 각자가 어떤 일을 하는지 또 어떤 협동작업을 통해 일을 처리하느지 그리고 어떤 일이 잘못되었을 때 누구 또는 어느 팀이 잘못한 것인지는 모른다. 이런 것들을 알아내는 것이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2만6천~3만9천개의 유전자 하나하나가 각각 어떤 기능을 하는지를 알아낸다는 것은 만만한 작업이 아니다.  인간게놈 지도 작성작업에 참여한 생명공학 벤처 셀레라 제노믹스사 사장인 크레이그 벤터 박사는 최소한 2만6천개의 유전자 중 40%는 알려진 기능이 없는 수수께끼 유전자들이라고 말하고 있다.  유전자 하나하나의 기능만이 아니라 유전자들이 어떻게 협동하여 움직이고 그들의 활동이 어떻게 조절되며 또 유전자들이 만들어 내는 단백질들이 어떤 상호작용을 하는지를 알아내야만 인간 생물학에 관한 실질적인 이해에 도달할 수 있다.  과학자들은 인간게놈 정보를 이용해 여러가지 방법으로 질병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찾아낼 수 있다. 한가지 방법은 사람들간 DNA암호의 미세한 차이를 포착해 이를 염색체상의 표지로 이용, 유전패턴을 조사하면 문제의 유전자를 찾아낼 수 있다.  차이가 나는 DNA암호가 어느 염색체에 있다는 것이 밝혀지면 해당 염색체의 DNA암호를 컴퓨터 데이터 베이스를 통해 신속하게 검색할 수 있다. 이 방법은 DNA자체를 분석해 문제의 유전자를 찾아내는 것보다 훨씬 빠르다.  알려진 질병유발 유전자와 비슷한 구조를 가진 알려지지않은 유전자를 찾아내는 것도 컴퓨터 검색이 훨씬 빠르다. 알려진 질병유발 유전자와 비슷한 구조를 가진 유전자들도 질병과 관계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지금까지 찾아낸 이러한 유전자는 286개이다.  벤터 박사는 앞으로 50~100년에 걸쳐 유전자의 활동을 조절하는 미묘한 메커니즘과생명체의 활동에 있어서 이 메커니즘이 지니는 중요성에 관해 많은 발견이 이루어질 것이나 인간의 개성과 지능이 어떻게 형성되는지는 DNA암호만 가지고는 설명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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