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2막 열어가는 울산의 베이비부머
(18) 현대重 퇴직후 천마재배 농군으로 변신한 김태호씨

▲ 현대중공업 근로자 출신으로 울산시 울주군 상북면 궁근정리에서 천마농장을 운영하는 김태호(64)씨. 이창균기자 photo@ksilbo.co.kr

30년 직장생활 마감 후
2년간 천마재배법 전수받아
4년전부터 고향 상북서
1만6500㎡ 천마농장 운영
캠핑장 운영·전원주택 개발
표고버섯 재배에도 눈 돌려

인생 2모작 시대, 많은 퇴직자들이 귀농·귀촌에 관심을 갖고 뛰어들고 있다. 하지만 철저한 사전 준비나 지식없이 뛰어들었다가 쓴맛을 보거나 실패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울산 울주군 상북면 궁근정리에서 천마농장을 운영하는 김태호(64)씨는 오랜 기간 준비를 거쳐 귀농에 성공한 사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김씨는 현대중공업 근로자 출신으로 이 회사 엔진기계안전과에서 안전환경 업무를 30년 가량 해오다 지난 2011년 12월 정년 퇴직했다.

퇴직후 그가 제2의 인생으로 선택한 것은 ‘천마(天麻)’ 재배였다.

김씨는 “우연히 천마의 효능에 대해 알게 됐다. 예전부터 건강에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천마가 혈액을 깨끗하게 해주는 등 혈관건강에 좋을 뿐 아니라 기운을 돋우는 천연 건강식품이란 것을 알고 고향에서 재배를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후 김씨는 본격적으로 천마 재배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전국의 유명한 기술자들을 찾아다녔다. 2년간 그는 전국 10명의 천마 재배 고수를 찾아 직접 노하우를 전수받았다. 또 국내 최대 산지인 전북 무주의 농업기술센터를 방문한 것도 수십 차례였다.

이렇게 천마 재배 기술과 노하우를 익혀 자신만의 천마 재배 방법을 완성한 뒤 2013년 고향인 상북의 가지산 자락에서 천마 재배를 시작했다.

첫 재배에 성공한 그는 자신감을 갖고 재배 면적을 점차 늘려가 지금은 1만6500㎡(약 5000평)의 경작지에서 천마를 재배하고 있다.

김씨는 “참나무에 천마의 종균을 이식해 재배하는 천마농사는 크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데다 땅의 기온이 일정해야 하는 등 까다롭고 실패율이 높은 농사인데 운 좋게 첫 재배에 성공해 지금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재배기술 연마를 게을리 하지 않아 천마를 9번 건조하고 9번 쪄서 만드는 흑천마 재배기술은 특허 출원을 준비중이다.

또 ‘가지산 천마영농조합’을 구성해 150여명의 조합원들을 위해 천마 재배 교육부터 판로 확보까지 적극 나서고 있다.

김씨는 천마농장 운영뿐 아니라 울주군에서 최초의 오토캠핑장도 운영하고 있고,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해 전원주택 개발과 토목, 임야 등의시골에서 농사를 짓는 귀농인들에게 주택 개발과 토지 알선 업무 등도 하고 있다.

다방면에서 끼를 발휘하면서 그의 명함에는 앞 뒤로 7개의 직업이 빼곡히 적혀있다.

김씨는 “귀농·귀촌은 철저한 준비 없이 시작했다가는 낭패보기 쉽다. 퇴직하고나서 시작하기 보다는 그전부터 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한 뒤 “천마가 자리를 잡았으니 이제는 표고버섯 재배를 마을기업이나 사회적기업 처럼 체계화해서 퇴직자들 일자리 창출에 일조하고 싶다”고 밝혔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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