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동 공자학당 소장 ‘다도9단’
죽음·현실 초월한 모험담 같은
성철 등 선승 37인 신세계 담아

▲ <다도9단>을 출간한 문수산 공자학당의 장영동 소장.

문수산 공자학당(공자학연구소)의 장영동 소장이 새 책을 냈다. <다도9단>(이른아침)는 성철에서 조주까지 선(禪)의 종장들이 들려주는 선과 차 이야기를 알기쉽게 풀어 쓴 책이다. <고전의 향기 인생9단> 이후 3년 만이다.

책은 차 문화와 얽힌 위대한 선승들의 구도(求道)를 핵심으로 한다. 삶과 죽음, 현실과 비현실을 넘나드는 선지식들의 치열함은 그 자체로 드라마틱한 모험담이자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박진감 넘치는 판타지다. 그리고 이들이 마침내 부처의 눈을 얻어 새로이 그려 보이는 세계는 상상을 초월하는 황홀경이자 진토와 고해를 떠도는 우리에게 유일한 탈출의 좌표가 되기에 족하다. 인간다운 삶을 위한 지혜와 해탈의 경지가 책 속에 넘실거린다.

책 속 선승은 37인에 이른다. 초조 달마에서 시작된 선의 법맥을 지금의 한국에까지 면면히 잇고 있는 대선사들이다. 인도인 달마가 중국에 전한 선의 본령은 신라와 고려를 거치는 동안 우리나라로 넘어왔고, 이제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고 실답게 전승되고 있다. 그 맥을 따라가는 여행은 짧지만 강렬해서 눈 돌릴 틈이 없다.

 

무소의 뿔처럼 홀로 걷는 이들 수행자에게 유일한 도반이 있었다면 그것은 한 잔의 차(茶)였다. 선으로 차를 마시고 차로 선을 했던 위대한 선각자들의 수행기는, 달이 아니라 손가락만 바라보는 오늘의 우리에게 사표가 되고 지남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선(禪)이 무엇이고, 선사들의 득도가 어떤 과정을 거쳐 이루어지는지, 그리고 그렇게 도달한 새로운 세계의 모습은 어떤 것인지를 어렵지않게 들려준다. 누구에게나 익숙한 성철과 청담 등 현대의 고승들은 물론 고려와 조선의 큰스님들, 중국 선불교 초기의 선사들까지를 아우르고 있다. 이로써 선의 맥이 어떻게 전달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는지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다.

저자는 “이번 책을 내기까지 오래 묵은 보이차처럼 긴 숙성시간을 거쳤다. 색과 향은 본시 무색무취이나 맛은 어떨지 모르겠다”고 했다.

장영동 소장은 30여년 전 울산지역에 처음 차문화를 알린 주역 중 한 사람이다. 동국대와 원광디지털대학교에서 다도강좌를 진행하고 다음카페 ‘문수학당’을 운영하고 있다. 책으로는 <공자님의 다도강좌> <풍류다도> <인문학의 꽃 생생주역> <주역 그리고 다도의 속멋> 등이 있다. 홍영진기자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