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철호 부산 기장군 기장읍 차성로

최근 여행은 핫이슈가 되고 있다. 해외여행이 저렴하게 가능하기에. 많은 분들이 해외로 떠나고 있다. 여행을 소재로 하는 방송도 많이 생겨났다, ‘싱글 와이프’ ‘배낭속의 인문학’ ‘뭉쳐야 뜬다’ 등이 있다. 이와 비슷한 것으로 ‘비긴 어게인’ ‘윤식당’ 같은 프로그램은 이국적인 풍경을 소재로 연예인의 새로운 도전을 보여주고 있다. 이국적인 모습은 많은 시청자들의 호응과 흥미를 끌고 있다. 사계절이 뚜렷한 한국에 매료돼 외국에서 국내로 유입되는 외국인도 많다. 여행과 도전을 통한 새로운 경험을 쌓는 것은 우리나라만의 경향은 아닌 듯하다. 자신이 살아왔던 고향을 떠나 잠시 휴식을 취하고 타국에서 휴가를 보내고 색다른 문화를 체험한다는 것은 흐뭇한 상상이다. 여행은 마음의 안식처가 되고 색다른 문화를 체험하면서 각 나라마다 처한 다양한 환경을 이해하는 계기가 된다. 특히 과거에 찬란한 역사를 자랑했던 그리스와 인도 같은 경우라면 더 많은 교훈을 깨닫게 된다.

그리스는 소크라테스, 아리스토텔레스 등의 철학자를 배출했고, 자유민주주주의 시초로 유명하다. 이처럼 찬란한 문화를 자랑했던 그리스는 최근 들어 외환위기와 실업문제로 험난한 경제문제를 안고 있다. 청년들은 상당수 실업에 몰리고, 자영업자들은 매출이 심각하게 하락해서 재정난에 허덕이고 있다. 외국 투기자본이 부동산에 유입되면서, 임대료는 천정부지로 올라서 자영업자들은 더 힘들다. 기업들은 다국적 기업에 밀려 파산하고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도 아테네의 신전은 과거의 웅장했던 역사를 또렷이 되새기게 한다. 그들 역사의 숨결을 느끼려고 관광객들이 여전히 그리스를 선호하는 만큼 관광국으로 명성은 이어 갈듯 싶다. 그러나 해외 관광객이 많이 몰린다 해도 국가경제를 호황으로 되돌리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그리스의 저력을 생각해본다면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것으로 생각된다.

인도도 그리스처럼 찬란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인도의 인더스 문명은 황하 문명, 이집트 문명, 메소포타미아 문명과 더불어 인류의 4대 문명 중에 한 곳으로 뽑혔다. 또, 유럽과 중국을 이어주는 중계무역이 인도에서 발전했다. 중계무역으로 수학이 발달하면서 아라비아 숫자도 발명했다. 아라비아 숫자는 인도에서 발명돼 중동으로 전파되고, 다시 전 세계적으로 퍼져서 널리 쓰이게 되었다. 또 인도는 무굴제국 시절에 가장 강력했던 왕국을 건설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한때 청나라 군대와 힘으로 맞설 만큼 강국의 면모를 보였다. 그런데 인도는 폐쇄적인 정치와 종교적인 갈등으로 점차 쇠락하여 영국 식민지로 내몰리게 되었다. 영국 식민지로 200년간 지배에 놓였다가 간디의 비폭력 저항으로 독립을 쟁취했다.

최근 인도는 과거의 영광을 되찾고자 교육과 기간산업에 집중투자하고 있다. 인도공대 졸업자들은 구글과 같은 다국적기업의 임원으로 다수 활동 중이고, 미국의 실리콘벨리의 상당수 엔지니어링은 인도 출신인 것처럼 교육으로 다수의 인재를 배출하고 있다. 또 기간산업으로 원전을 적극 유치하고 있다. 그러나 인도는 우라늄을 수입해서 핵연료를 생산해야 되는데 수입이 원활하지 못했다. 핵무기 보유국인 만큼 국제원자력기구에서 핵물질의 수입과 수출에 제재를 받았기 때문이었다. 이를 해결하고자 인도는 미국과 국제원자력기구와의 협상을 통해 수출입 제재를 해결해 나가고 있다.

인도는 우라늄의 매장량은 부족하지만, 토륨이라는 핵물질은 풍부하다. 이에 우라늄보다는 토륨으로 전기를 생산하려는 기술개발을 오래전부터 시작했다. 최근에 와서 러시아가 자국의 원전 기술을 인도에 제공하면서 토륨이 쓰이는 차세대 원전 개발도 막바지에 있다. 얼마전 차세대 원전인 ‘개량형 중수로 원전’(Advanced Heavy Water Reactor)의 설계 승인을 마쳤고 내년도에 착공될 예정이라 한다. 그리스와 인도의 교훈에 따라 우리도 나아갈 방향을 신중하게 생각해 봐야한다. 찬란한 문화와 강력한 왕국을 건설했더라도 폐쇄적인 정책과 종교적 갈등으로 쇠락의 길로 갈 수 있다. 또 교육과 기간산업의 투자는 국가의 저력을 끌어올리는 바탕이 됨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도 청년의 실업난과 자영업자들의 몰락, 임대료가 천정부지로 솟구치는 어려움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기를 기대한다.

이철호 부산 기장군 기장읍 차성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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