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각화 보존 위해 댐 수위 낮춰
정부 맑은물 공급대책 추진해야

울산시가 올해 돈을 주고 사먹는 낙동강 물값만 20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울산시가 국보 반구대암각화를 보존하기 위해 사연댐 수위를 일정 수준으로 조절한 상태에서 봄·여름 가뭄까지 겹쳐 맑은 물을 식수로 사용하지 못하는 데다, 낙동강 물 사용량이 늘면서 비용까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이다.

12일 울산시에 따르면 올해 1~8월 말 지불한 낙동강 원수대금은 136억7000만원(t당 233.7원)이다.

지난해 전체 원수대금 147억원에 거의 육박하는 비용이다.

울산시가 수자원공사에 준 낙동강 원수대금은 2013년 165억원, 2014년 153억원, 2015년 151억원으로 평균 150억원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2013년에는 가뭄이 심해 원수대금이 특히 많았다.

갈수기가 9월부터 시작해 이듬해 3월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울산시는 올해 원수대금이 사상 처음 2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물이 부족한 것은 맑은 물을 담을 수 있는 대곡댐과 사연댐을 국보 285호 반구대암각화가 물에 잠겨 훼손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2년 전부터 비웠기 때문이라고 울산시는 설명했다.

이 때문에 120만 시민의 식수 공급을 회야댐(하루 최대 공급 인원 65만명) 한 곳에만 의존하다 보니 낙동강 물 사용량이 최근 들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울산시는 “울산시민은 맑은 물을 마실 여건이 되지만 반구대암각화 보존을 위해 수질이 낮은 낙동강 물을, 그것도 시민 세금을 들여 구입해 마시고 있다”며 “정부가 울산권 맑은 물 공급대책을 조속히 추진해 암각화도 건지고 시민에게 맑은 물도 공급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창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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