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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하지태왕기
[연재소설:하지 태왕기-대가야제국의 부활(58)]제3부 여가전쟁(18)글 김하기 / 그림 이상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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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12  22: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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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이상열

아신왕의 제의에 이사품 왕도 함께 술잔을 들며 말했다.

“이건 신라 술입니다. 신라왕 내물이 고구려 광개토왕에게 진상품으로 올리는 향온주라는 술인데 맛과 향이 기가 막힙니다.”

향온주는 녹두와 누룩으로 빚어 밑술을 만든 뒤 열두 번이나 덧술을 쳐서 만든 것으로 맛과 향이 진할 뿐 아니라 도수가 높아 뒤끝이 깨끗했다.

아신왕은 이사품과 술잔을 부딪친 후 술잔을 뒤집었다. 순하면서도 잘 숙성된 두터운 맛이 혀끝에서 구르듯 부드럽게 목구멍으로 넘어가는데 목젖을 스치며 코로 전달되는 청향이 은근하면서도 알싸한 게 마실수록 흐뭇했다.

아신왕이 말했다.

“야, 맛과 향과 빛깔이 최고야. 이 향온주는 내가 마셔본 술중에서 최고의 명주요.”

“대왕께선 술맛을 제대로 아시는군요.”

“술 빛깔의 청탁을 불문하고 말술을 통째로 마신다는 술고래인 광개토는 평생 가도 이 맛을 모를 거요.”

이사품왕이 아신왕에게 아부성 발언을 했다.

“이번 전쟁이 끝나면 신라왕 내물은 광개토왕이 아니라 백제의 대왕에게 이것을 진상할 겁니다.”

아신왕이 술잔을 들다 말고 이사품왕을 보며 말했다.

“이번 전쟁으로 가야는 신라라는 큰 전리품을 얻소이다. 그렇다면 고구려의 군대를 막아주는 백제의 전리품은 무엇이오?”

“하, 그거야 제가 바로 대왕의 아우 아닙니까. 아우의 것이 바로 형님 것인데 무엇을 더 원하십니까?”

“아우, 두루뭉술하게 말씀하시네. 하지만 알겠소이다, 하하.”

아신왕은 속셈이 있었다. 금관가야가 신라를 치는 동안 백제는 고구려의 속국인 고상지의 대가야를 쳐서 과거 회령왕의 영토였던 대가야와 지리산 서쪽의 6가야 땅을 집어삼킬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사품왕에게는 속내를 드러내지 않았다. 금관가야와 왜로 하여금 신라를 치게 하는 것이 최우선의 목표였기 때문이다.

아신왕이 술잔을 높이 들었다.

“대 신라 전쟁 승리를 위하여 건배합시다. 건배!”

“건배!”

둘은 호쾌하게 잔을 비웠다.

아신왕은 광개토태왕보다 나이는 두 살 많지만 왕위에는 한 해 늦게 올랐다. 그는 392년 즉위 이후 아리수를 경계로 하여 고구려의 광개토태왕과 전투를 치르는 데 그의 일생을 보냈다.

백제의 아신왕과 금관가야의 이사품왕은 지리산 서쪽 가야국인 상다리에서 만나 올해 4월 신라를 치기로 약조했다.

   
 


우리말 어원연구

술. 【S】sur(술), strong liqu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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