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바이도 판매 중단…업체 “근거없는 의혹” 반발

 

미국 정부는 13일(현지시간) 모든 연방 정부기관에서 러시아 정보기관과의 연루 의혹을 받는 러시아 업체가 제작한 컴퓨터 백신 프로그램인 ‘카스퍼스키’ 사용을 중단시켰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국토안보부는 이날 모든 연방기관에 러시아 보안 소프트웨어 업체 카스퍼스키랩의 컴퓨터 백신 프로그램인 카스퍼스키 사용 여부를 30일 내 확인하고, 60일 내 해당 백신의 사용 중단 및 제거 계획을 수립해 90일 이내에 이 계획을 시행하라고 지시했다.

국토안보부는 성명에서 해당 업체의 백신 프로그램이 정부 컴퓨터나 저장 파일에 대해 높은 접근 권한을 갖고 있어 나쁜 목적을 가진 온라인 세력이 침입할 경우 악용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러시아 정부 단독으로, 또는 카스퍼스키랩과 협업해 이 회사의 제품을 이용해 미국의 국가안보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연방 정부의 정보나 정보 시스템에 접근할 가능성이 있다”며 카스퍼스키랩과 러시아 정보기관의 결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카스퍼스키랩은 러시아인 유진 카스퍼스키가 설립한 세계적인 백신 프로그램 업체로 미국 보안기업인 맥아피와 시만텍, 체코의 아바스트 등이 이 회사의 주요 경쟁업체다.

이 업체는 최근 정부 계약 입찰과 산업용 백신 마케팅 강화 등을 통해 미국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를 추진 중이었으나 미 국무부의 사용 중단 결정으로 타격이 예상된다.

▲ 카스퍼스키랩 설립자인 유진 카스퍼스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의 대표 전자제품·컴퓨터·소프트웨어 전문 판매업체인 베스트바이도 카스퍼스키랩의 소프트웨어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수십 년간 카스퍼스키랩의 보안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던 베스트바이가 갑작스럽게 판매 중단을 결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국토안보부의 결정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아마존, 스테이플스, 오피스디포 등 다른 판매업체도 이를 뒤따를 가능성도 있다.

카스퍼스키랩은 그러나 미 정부의 퇴출 결정에 “잘못된 정보와 추정에 따른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카스퍼스키랩은 “지구 상 그 어느 정부의 사이버 범죄행위를 도와줬거나 도울 생각이 없다”며 “지정학적 문제로 사기업을 죄가 밝혀지지도 않았는데 유죄로 추정하는 상황이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국토안보부와 계속 함께 일하기를 원한다. 우리 회사에 대해 더 깊이 조사해보면 이런 의혹이 아무런 근거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으로 믿는다”고 항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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