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환경센터 ‘유류유출 10주년 심포지엄’서 발표…“지속적인 추적조사 필요”

▲ 태안 앞바다 기름유출 사고 직후 방제 작업하는 자원봉사자들.

2007년 12월 충남 태안 앞바다 기름유출 사고 이후 태안 주민의 전립선암(남성), 백혈병(여성) 발병률이 급증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기름유출 지역과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주민이 사고 지점과 멀리 떨어진 저노출 지역 주민에 비해 발생률이 훨씬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최경화 태안군 보건의료원 환경보건센터 정보관리팀장은 15일 오후 태안군 소원면 한양여대 청소년수련원에서 열린 허베이 스피리트호 유류유출 사고 10주년 국제 심포지엄에서 이런 내용의 ‘유류유출에 따른 태안주민 건강영향’이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암 발생률 분석은 국가통계포털과 중앙암등록본부 자료를 토대로 태안과 전국, 태안과 인구구조 및 지역 성격이 비슷한 군 지역, 태안군 내 유류유출 고노출 및 저노출 지역을 대조해 조사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모든 암 발생률은 태안이 전국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나 태안과 성격이 비슷한 다른 군과 비교할 때 태안의 전립선암(남성)과 백혈병(여성) 발생률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전립선암의 경우 1999∼2003년 10만명 당 10.7명이 발생했으나 2004∼2008년에는 12.1명으로 13% 늘었고, 사고 이후인 2009∼2013년에는 30.7명으로 154%나 급증했다.

백혈병은 1999∼2003년 10만명 당 5.1명에서 2004∼2008년 5.6명으로 10% 늘었고, 사고 이후인 2009∼2013년은 8.6명으로 54%나 증가했다.

2009∼2013년 표준화 암 발생률(10만명 당)의 전국평균은 남성 전립선암이 26.5명, 여성 백혈병은 4.1명이었다.

▲ 태안 앞바다 기름유출 사고 직후 방제 작업하는 자원봉사자들.

특히 기름유출 지역과 인접한 고노출 지역(소원면·원북면·이원면·근흥면)과 저노출 지역(태안읍·안면읍·남면·고남면)을 비교한 결과 남성 전립선암은 2004∼2008년 고노출 지역 12.3명에서 2009∼2014년 33.9명으로 2.8배 증가했다.

저노출 지역은 11.8명에서 28.3명으로 2.4배 늘어 차이를 보였다.

이 기간 전국평균 증가율은 0.4배였다.

여성 백혈병의 경우 고노출 지역이 2004∼2008년 10.8명에서 2009∼2014년 20.8명으로 배 가까이 늘었다.

저노출 지역은 같은 기간 3.9명에서 4.2명으로 별반 차이가 없었다.

전국평균 증가율은 3%다.

최경화 팀장은 “전국평균 발생률보다 높고 고노출 지역에서 많이 발생한 태안의 남성 전립선암과 여성 백혈병에 대해서는 앞으로 중점을 두고 원인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태안 주민들에 대해서는 이들 병을 정기적으로 검진, 검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팀장은 이어 “노출에서 암 발생까지 최소 10∼20년이 걸리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단기간 조사로 기름유출 사고가 태안 주민의 특정 암 발병률을 높인 직접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 만큼, 지속적으로 추적조사를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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