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3일 치러지는 뉴질랜드 총선에 멜리사 리 의원 등 한인 여성 3명이 출마, 분주히 표밭을 누비고 있다.

집권 국민당과 야당인 노동당, 녹색당으로 각기 타고 있는 배는 다르지만, 이들은 모두 한인이라는 자부심으로 소속당과 자신을 알리는 데 구슬땀을 흘리며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 멜리사 리 의원.

언론계에서 일하다 지난 2008년 정계에 뛰어든 멜리사 리 국민당 의원은 4선을 노리고 있고, 법조계 출신 안진 노동당 후보와 의사 출신의 레베카 정 녹색당 후보는 이번에 뉴질랜드 정계에 첫 도전장을 내밀었다.

세 후보는 리 의원이 51세, 안 후보가 35세, 정 후보가 29세로 약간의 세대 차이가 나지만 모두 여성으로 이민 1.5세대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또 리 의원이 오클랜드 마운트 앨버트 지역구에서 재신더 아던 노동당 대표와, 안 후보는 오클랜드 어퍼하버 지역구에서 폴라 베넷 국민당 부대표, 정 후보는 오클랜드 노스코트 지역구에서 조너선 콜맨 국민당 정부 보건부 장관 등 거물급과 맞서고 있다는 점도 비슷하다.

리 의원은 15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지역구를 발로 뛰면서 거리 유세를 하고 호별 방문을 통해 열심히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며 “차기 국회에 들어가면 무엇보다 한인들의 취업과 초등학교에서 한국어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다른 한인 후보들에 대해서도 행사장에서 만난 적이 있다며 선거가 끝난 뒤에도 자주 볼 기회가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 안진 후보.

안 후보는 “칼럼이나 블로그 등을 통해 관심 분야에 대한 글을 써오다 올해 본격적인 정치활동에 뛰어들었다”며 “그동안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법무, 형사, 사회복지 분야에 주력하면서 교민들과 함께 보통 사람들이 잘사는 나라를 만드는 데 앞장서고 싶다”고 밝혔다.

▲ 레베카 정 후보.

또 정 녹색당 후보는 어렸을 때부터 정치에 관심이 있었다며 “앞으로 정치활동을 통해 이민 정책 등과 관련해 이민자 출신 정치인으로 확실한 정체성을 가지고 교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한편, 의사 출신으로서 공평한 의료 서비스를 위해서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혼합비례대표제(MMP)를 채택하고 있는 뉴질랜드 선거제도에서는 유권자들이 지역구 후보와 정당에 대한 투표를 동시에 하게 되는 데 정당이 얻은 득표율에 따라 의석이 할당되는 게 특징이다.

다만 어떤 당이 득표율에 따라 의석을 배정받으려면 지역구에서 당선자를 1명이라도 내거나 정당 득표율이 5%를 넘어야 한다.

이런 제도에 따라 뉴질랜드 정당은 각기 할당된 의석을 배정받는 순서를 정한 비례대표후보 명부를 작성하게 되는 데 지역구 출마자들도 대부분 포함되는 게 특징이다. 당 대표, 부대표를 1, 2번으로 하는 일종의 당 서열인 셈이다.

이는 서열만 빠르면 지역구에 출마했다가 낙선해도 얼마든지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에 당선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리 의원이 지금까지 노동당 텃밭인 지역구에서 고배를 마시면서도 매번 비례대표로 국회에 진출할 수 있었던 것도 그런 제도 덕분이다.

리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국민당 비례대표 순위 31번, 안 후보는 노동당 비례대표 순위 53번을 각각 배정받았으나 정 후보는 비례대표 후보에 포함되지 않았다.

뉴질랜드 국회의원 의석수는 공식적으로 120석이나 MMP 제도로 인해 의석이 다소 줄어들거나 늘어날 수 있다.

주요 정당인 국민당과 노동당은 투표를 불과 일주일여 앞둔 가운데 여론조사 기관에 따라 판세가 엎치락뒤치락하는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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