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전력화를 선언한 ‘화성-12형’은 최대 사거리 4천500∼5천㎞로 추정되는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이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직접 전력화 실현을 선언한 만큼 앞으로 본격적인 실전 배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군의 한 관계자는 16일 “전력화는 시험발사를 통해 성능에 대한 검증을 마쳤으니 대량 생산에 들어가 야전부대에 실전배치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한미 군 당국은 화성-12형이 재진입 기술도 거의 갖춘 것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화성-12형’은 지금까지 북한이 전력화를 주장한 미사일로는 가장 긴 사거리를 갖고 있다.

평양에서 미국령 괌까지의 거리가 3천400여㎞인 것을 고려하면 미국 영토를 직접 공격할 수 있는 실전배치 단계의 무기를 사실상 처음으로 손에 쥐게 된 셈으로 볼 수도 있다.

앞서 북한은 화성-12 4발을 동시발사해 ‘괌 포위사격’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지난달 위협하기도 했다. 당시 북한 전략군사령관 김락겸이 제시한 화성-12형의 비행예상 거리는 3천356.7㎞였다. 이번 미사일 발사 때는 이보다 340여㎞를 더 날아간 3천700㎞를 비행했다.

우리 군의 다른 소식통은 “본토는 아니지만 처음으로 성능이 검증된 미사일로 미국 영토를 타격할 능력을 갖춘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동안 사거리 3천㎞의 무수단 미사일이나 사거리 1만3천㎞로 추정되는 KN-08(화성-13형) 등이 실전배치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추정이 제기돼 왔지만 확인되지 않았고, 성능 또한 검증되지는 않았다.

2007년부터 실전배치된 것으로 추정됐던 무수단 미사일은 작년에 처음으로 이뤄진 시험발사에서 8발중 7발이 실패했다. 이에 따라 한미 군 당국은 무수단 미사일이 사실상 폐기 수순에 있는 것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는 2012년 4월 김일성 생일 때 이뤄진 열병식에 처음 등장한 KN-08도 사실상 실전배치됐다고 보고 있지만 북한은 한 번도 시험발사를 하지 않아 성능이 검증되지는 않았다.

북한은 주로 남한을 공격하는 스커드미사일(사거리 300∼1천㎞)과 남한부터 주일 미군기지까지 공격할 수 있는 노동미사일(1천300㎞)을 중심으로 모두 1천여기의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올해 2월과 5월 시험발사에 성공해 실전배치가 승인된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 ‘북극성-2형’(사거리 2천㎞)에 이어 이번 ‘화성-12형’까지 미사일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

북한은 더 나아가 이미 두 차례 시험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개발에도 매진하고 있으며, 최근 김정은의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 시찰 당시 구조도면을 노출시킨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 개발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은 그동안 각종 탄도미사일의 사거리와 발사 의도에 따라 발사 장소를 다르게 선택해 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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