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 런던을 제치고 세계 최대의 원유 선물 시장으로 복귀했다.

17일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서부텍사스(WTI) 원유 선물의 미결제약정은 총 240만 계약으로 2014년말 이후 처음으로 런던의 브렌트 원유 선물 시장을 앞질렀다.

WTI 원유 선물의 미결제 약정은 올해 들어 16% 늘어났으며 지난주에는 연속해서 신기록을 작성하고 있다.

생산비 하락과 유가 안정에 힘입어 셰일 유전의 가동이 활발해진 덕분이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취급하는 브렌트 원유 선물의 미결제약정도 올해 들어 늘어나는 추세로 지난 5월에는 250만 계약을 넘어서며 신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지난 14일 현재 미결제약정은 236만 계약으로 뉴욕에 추월 당한 상태다.

미결제 약정은 유가의 단기 등락에 베팅하는 금융 투기세력보다는 장기적 가격 등락의 리스크를 관리하려는 기업들의 참여도를 잘 반영하고 있어 중요한 지표로 간주된다. .

뉴욕 원유 선물 시장이 이처럼 덩치를 키우고 있는 것은 셰일 석유 업자들이 유가 급락에 대비한 헤지 수단으로 WTI 원유 선물 거래를 선호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텍사스주를 비롯한 셰일 유전 지역의 유가는 브렌트유보다 WTI를 추종하기 때문이다.

미국 에너지정보국에 따르면 미국내 원유 생산량은 1년 전 하루 855만 배럴로 바닥을 찍은 뒤 9% 반등, 이달 현재 하루 929만 배럴을 가리키고 있다.

특히 미국 최대의 셰일 원유 생산지역인 텍사스주 퍼미언 분지의 생산량은 지난 1년간 28%가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WTI 원유의 선물 거래는 1983년부터 시작돼 원유 선물 거래의 효시를 이뤘지만 셰일 원유 시대의 개막이 WTI 유가를 억누른 탓에 브렌트유의 도전을 받기 시작했다.

급기야 브렌트유는 미결제 약정 기준으로 2014년말 WTI를 추월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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