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의 지름길은 습관이다
목표 세워 나만의 방법으로
노력 기울이면 성과는 절로

▲ 여창엽 울산학생교육원 교학부장

많은 학생이 찾아와 공부를 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고 하소연한다. 필자는 그 학생의 공부습관을 파악해 보았다. 학생은 질문꺼리를 찾아내기 위해 읽기를 반복하거나 메모나 밑줄을 그어 집중하지 않으면서 그저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을 가지고 공부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공부는 세상에 존재하는 사물과 현상의 본성을 파악하거나 의문을 가지면서 시작된다. 길을 가다 들꽃을 보고도 언제, 어떻게 생성되었는지 훗날 어떤 모습으로 변하는지. 이런 생각이 공부의 시작이다. 공부의 대상인 사물과 현상은 인류가 살아오면서 상당한 부분은 체계적으로 축적돼 있다. 이 축적된 지식을 분류해 학교에서는 교과목이라 한다. 학교 공부는 이렇게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다. 학생의 성적은 주어진 지식을 빠르게 받아들이고 외워서 정답을 찾아내면 높아지게 돼 있다. 그러나 이는 타인의 생각으로 만들어진 지식을 습득하는 행위로, 자신이 생각해낸 지식이 아니다. 지식을 쉽게 습득할 수 있으나 스스로 생각하고 체계화시킬 능력을 기를 수 없다. 어릴 때부터 스스로 지식을 탐구하는 능력을 기르지 못하면 평생을 타인의 생각 속에 갇혀 살게 된다. 창의적인 리더가 되려면 공부의 일반적인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진정한 공부는 마치 내가 최초로 발견한 것처럼 스스로 찾아내고 그것을 분류, 내 지식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첫째 공부는 습관이다. 밥을 먹고 난 뒤에 이를 닦는 것처럼 공부가 자연스런 습관이 될 때까지 조금만 의식적으로 노력을 해두면 그 뒤로는 크게 의식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몸이 먼저 움직인다. 행동적 습관 외에도 사고의 습관이 필요하다. 주변에 있는 사물과 현상을 관찰하는 습관부터 길러야 한다. 의문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는 습관이 공부의 지름길이다. 그러려면 주위를 형성하는 사물과 현상을 관용의 정신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발끝에 차이는 돌멩이를 보고 너는 왜 내 발을 아프게 하는가 원망하는 마음으로 바라보면 돌멩이의 기원과 미래에 대해 의문을 가지지 못한다. 발이 아프지만 돌멩이는 나로 인해 원하지 않게 길섶으로 나뒹굴게 된다. 너도 나만큼 아플 것 같다는 생각은 관용이다. 그래서 그 사물의 참 모습을 상상하게 되고 의문을 가지게 된다. 또한 내가 발견하고 정리한 지식을 친구에게 설명하면서 지식을 확장하게 된다면 그 또한 좋은 습관이다. 이런 마음도 관용에서 나온다. 나아가 세상과 소통하면서 슬기롭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둘째는 나에게 맞는 공부 방법을 찾아야 한다. 내용이나 과목마다 다를 수 있고 사람마다 특성이 다름으로 인해 같을 수 없다. 어떤 영어교사는 어휘력이 성적을 좌우한다고 하루 수십 개의 단어를 외우게 한다. 또 다른 교사는 맹목적으로 단어를 외우는 것보다 문장을 외우게 한다. 기본 단어는 누구나 알고 있으니 성적을 잘 받으려면 응용된 단어를 많이 알아야 한다고 가르치는 교사도 있다. 중요한 것은 나에게 적당한 방법을 스스로 찾아야 공부가 재미있어진다. 물론 공부하는 방법의 기초는 관찰에 있다. 세상의 어떤 현상을 만났을 때 그 모습을 먼저 관찰하고 그 현상에 대한 정보를 가지는 것이 공부방법의 시작이다. 그리고 다른 현상과의 연관성에 대해 책을 찾아보고 물어보고 내가 발견하지 못한 지식을 찾아나가는 방법이 공부하는 과정이다.

셋째는 공부에 목표가 있어야 한다. 목표가 있어야 몰입할 수 있다. 목표는 필요를 낳는다. 언제 시간을 내어 어느 정도의 분량만큼 공부할 것인지 미리 정해놓지 않는다면 공부하겠다는 생각은 행동으로 옮기기 어려워진다. 목표없이 무작정 공부하겠다고 하면 공부를 방해하는 일이 생겼을 때 의지가 흔들리게 되고 공부가 잘 되지 않는다. 작은 목표라도 설정하고 그것을 완수하는 것은 공부습관을 형성하는데 필요한 요소이다. 남들이 하는 대로 과도한 목표를 세울 필요는 없다. 자기가 집중해서 공부할 수 있다면 30분이든 1시간이든 상관없다. 오늘 저녁에는 수학공부는 몇 문제를 풀겠다. 짧은 소설 한편을 읽어야 하겠다 등의 구체적 목표를 정하고 공부를 하는 것이다. 공부하는 만큼 성과가 없는 학생들은 공부의 습관과 방법 그리고 목표의식을 가지도록 노력해 보기 바란다.

여창엽 울산학생교육원 교학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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