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부호 울산문화예술회관장

지난 며칠간 울산문화예술회관이 참으로 시끌벅적했다. 클래식 저변확대와 청소년문화 활성화를 위해 개최한 ‘2017 울산청소년오케스트라 페스티벌’에 많은 관람객이 찾아와 공연장과 그 일대까지 떠들썩했던 것이다. 이번 페스티벌은 울산시와 울산시교육청(강북·강남교육지원청)이 주최하고 울산문화예술회관이 주관한 지역사회의 예술교육 활성화를 위해 작년부터 수차례 간담회와 논의를 거쳐 탄생되었고 여러 관계자들이 협업하여 만들어낸 대 축제였다. 5일 동안 이어진 대축제 현장의 열기는 그야말로 뜨거웠고 공연을 보러온 학생, 학부모들의 기대와 설렘으로 가득 찼다.

무대 위에서 지휘자의 손길을 따라 연주에 집중하는 학생들의 반짝거리는 눈빛을 보니 우리 울산의 미래가 밝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 학생들의 연주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의 수준급 실력을 확인할 수 있었고, 이번 페스티벌 참여를 위해 학생들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는지, 또한 지휘자, 지도강사를 비롯한 교사들과 학부모들이 얼마나 노력하고 희생했는지를 짐작할 수 있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고 축제는 성공리에 마쳤지만 한 가지 안타깝게 느껴졌던 것은 이번 페스티벌에는 14개의 초등학교, 9개의 중학교가 참여했는데 고등학교 오케스트라는 4개의 단체가 출연한 것이다. 학급이 올라갈수록 학교 측에서는 오케스트라를 유지하기가 힘들다고 한다. 이유인즉 대다수의 학생과 학부모들이 입시를 앞두고 학업에 전념하기 때문이다. 예상은 했지만 씁쓸한 이야기다.

음악이 두뇌에 끼치는 영향을 연구한 신경학자 샬린 하버마이어는 음악과 수학의 밀접한 연관성에 대해 설명하며 부모가 자식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유산은 음악 교육임을 강조하고 있다. 오케스트라 연주는 혼자 하는 공부와는 다르다. 나 혼자 잘하고 돋보여서만 되는 것이 아니라 단원들과 함께 조화를 이루며 연주하여야 하고, 오케스트라 전체의 음정, 음색 등을 맞추어야 할뿐만 아니라 사운드의 밸런스를 조절해야 한다. 이런 음악교육을 통해 창조적 사고, 절제력, 책임감 등을 갖게 됨은 물론 정서적으로 안정되어 청소년들이 이 시대의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자리매김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갈고 닦은 실력을 큰 무대에서 발산하는 기회를 제공해 성취감과 자신감 향상에 조력했다는 점에서 주관기관으로서 보람을 느꼈다.

처용문화제, 고래축제, 옹기축제 등 울산을 대표하는 축제는 많다. 그러나 정작 우리 울산문화발전의 주역이 될 우리 청소년들이 주인이 되어 즐길 수 있는 축제는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이런 현실을 극복하고자 회관에서는 청소년을 위한 문화교육에 큰 관심을 가지며 교육청과 연계하여 청소년들이 회관을 많이 찾아올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으며, 예술교육지원과 문화 활성화를 실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수준높은 공연을 선보이는 것도 울산문화예술회관이 해야 할 일이지만 무엇보다 공연장 문턱을 낮추는 일, 직접 무대를 즐기고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일 등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가 아닌가 싶다.

회관에서는 내년부터 울산시민들을 위한 축제를 크게 두 가지로 구상하고 있다. 첫번째로는 2018년에는 ‘청소년 오케스트라 페스티벌’을 대폭 확대 개최하려고 한다. 올해는 관내 학교오케스트라 27개, 교사오케스트라, 시립청소년교향악단 총 29개 단체 약 1500여명의 학생들이 참여했는데 내년에는 더 많은 단체가 참여할 수 있도록 시와 교육청과 긴밀히 협업하여 규모를 키우려 한다. 또 하나의 페스티벌은 달동 문화공원에서 지역의 민간 교향악단, 합창단, 무용단과 시립예술단이 함께 하는 가칭 ‘2018 지역예술단체와 함께 하는 아트페스티벌’로, 축제기간 중 교향의 날, 합창의 날, 무용의 날을 지정하여 지역예술단체와 시립예술단이 함께 만드는 문화예술 대축제를 개최하여 지역예술단체의 활성화는 물론 사기진작에도 큰 힘이 될 것이라 믿는다. 매년 규모를 확대하고 발전시켜 시민들의 성원과 사랑으로 점차 자리를 잡는다면 두 축제는 회관에서 주관하는 특색있는 울산의 브랜드 축제로 자리매김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화려했던 축제는 끝났지만 울산문화예술회관은 지역문화예술을 이끌어가는 리더로서 울산시민 모두가 누릴 수 문화예술 복지정책으로 행복한 울산을 만들어 가는데 더욱 고민하고 정진해 나갈 것이다.

진부호 울산문화예술회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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