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사상 최악의 가뭄

▲ 추석을 2주가량 앞둔 18일 남구 신정시장에서 장을 보러 나온 시민들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올 여름 사상 최악의 가뭄
채소가격 폭등 물가 견인
감자·양파 등 크게 올라
어획량 감소 생선도 비싸
소비자·상인 모두 한숨만

“좌판에 써붙은 가격을 보니 명절 장보기가 무섭습니다.”

18일 울산시 남구 야음동 상설시장인 수암시장을 찾은 40대 주부 정모씨는 “아무리 경기가 어려워도 명절에는 음식도 넉넉하게 준비하고 명절 분위기를 냈는데, 이번 추석은 휴일도 길고 물가가 크게 올라 식구들 먹거리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50대 주부 임모씨도 “올 추석은 연휴가 길어 가족들이 많이 모일 것 같은데 안 오른게 없어 뭘 사야할 지 고민이다. 특히 채소값이 많이 올라 김치 담그기도 부담스럽다”며 푸념했다.

추석 명절을 앞두고 채소류 가격이 폭등하는 등 소비자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서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폭염과 가뭄으로 인한 채소값 오름세가 추석명절까지 이어지면서 상인들의 걱정도 매한가지다.

남구 신정시장에서 5년 넘게 채소가게를 운영해 온 강계영(44)씨는 “지난달까지 치솟던 채소 가격이 오름세가 다소 주춤하기는 했지만, 양배추, 양상추 등은 작년보다 20% 가량 비싼 상황이다. 명절 앞두고는 김치 등을 새로 담느라 빻은 마늘이나 고추 등을 찾는 손님도 많은데 올해는 크게 줄은 것 같다”고 말했다.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의 지난 15일부터 이날까지 채소 경락가격을 지난해 추석 2주 전(8월26일~29일)과 비교해 보면 감자(20㎏)는 지난해 1만4477원에서 올해 3만1581원으로 두 배 넘게 올랐다. 소비가 많은 채소류 중 하나인 양파(20㎏)도 지난해 1만3979원에서 2만3068원으로 65%나 올랐고, 당근(10㎏)도 지난해 7000원에서 올해 8500원으로 20% 넘게 인상됐다.

채소류뿐만 아니라 명절 성수품인 조기·우럭·오징어 등 생선도 최근 연안 어획량 감소로 값이 크게 올랐다.

신정시장에서 생선가게를 운영하는 양순임(여·62)씨는 “이번 추석에는 생선도 어획량이 줄어 제수용으로 많이 찾는 조기·우럭 등이 지난해보다 20% 가량 올랐다. 값이 오르니 손님들도 넉넉히 준비하기보다는 제사지낼 만큼만 준비해간다”고 말했다.

시장 상인들은 울산 경기의 장기 침체에다 추석연휴가 최장 10일까지 길어진 것도 걱정이다. 서민들이 크게 오른 물가에 지갑을 잘 열지 않는데다 긴 연휴기간 대형마트나 교외로 빠져나가 매출이 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수암시장 한 상인은 “보통 명절 2~3일 전에 손님이 가장 많아 전통시장에서는 대목인데 물가가 많이 오르다보니 차례상을 간소화 하는 분위기라 명절 특수를 누릴 수나 있을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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