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8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인터콘티넨털 뉴욕 바클레이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 참석해 참석자들과 건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文대통령 “동포들 저력 모아 새로운 대한민국 만들 것”
평창동계올림픽 적극적인 홍보 당부…조수미씨 축하공연
한인 육사생도에 “한미 동맹관계 든든한 접착제 돼달라”
각계 활약 펼친 한인들 참석…‘흥남철수’ 故 라루 선장 동료 수도사들 초청

제72차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도착 당일 현지 동포들을 만나 타국에서 국위선양에 앞장선 동포들의 활약을 격려했다.

문 대통령와 부인 김정숙 여사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과 함께 18일(현지시간) 오후 뉴욕 인터컨티넨털 호텔에서 뉴욕 지역 동포 3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열린 만찬 간담회에 참석해 동포들과 반갑게 인사했다.

문 대통령은 먼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이 불거졌을 당시 뉴욕에서도 촛불을 들었던 동포들의 민주주의 수호 노력에 감사의 뜻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세계 민주주의의 역사를 새로 쓴 위대한 국민, 조국과 늘 함께하는 동포들의 지혜와 저력을 모아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평창동계올림픽 홍보를 요청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동포 10명이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뉴욕 홍보위원’으로 위촉된 것을 계기로 올림픽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미국 사회에 널리 퍼질 수 있게 견인차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문 대통령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하나된 열정, 2018 평창 파이팅!’을 외치는 퍼포먼스를 하는 동안 일부 테이블에서는 “사랑해요 문재인”이라는 구호를 연호하기도 했다.

간담회에는 뉴욕 지역을 중심으로 미국사회 각 분야에서 두드러진 활동을 펼치는 동포들이 대거 초청됐다.

7살에 미국에 이민을 와서 MIT대에서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이 아시아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데 기여한 것을 인정받아 미국 재무부장관 표창을 수상한 주휘찬 씨를 비롯해 골드만삭스 환경시장그룹 박경아 전무 등이 참석했다.

문화계에서 활약 중인 동포로는 2004년 세계 3대 발레단인 아메리칸 발레시어터에 입단해 동양인 최초 수석 무용수가 된 서희 씨와 2015∼2016 시즌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영 아티스트에 선발된 박혜상 씨가 자리했다.

한인 최초의 뉴욕주 하원의원인 지낸 론 김 의원과 뉴욕주 두 번째 한인판사인 정범진 뉴욕시 형사법원 차석행정판사도 참석했다.

한국계 미 육군사관학교(웨스트포인트) 생도 10명도 행사에 동참했다.

안양에서 태어나 2살 때 아버지와 함께 미국에 이민 온 장병우 생도는 ‘육사에 재학 중인 한인들의 근황을 소개해 달라’는 문 대통령의 요청에 “한국 음식 체험도 하고 다같이 잘 어울린다”면서 “무시 당하지 않고 잘 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장 생도에 따르면 현재 미 전체 육사생도 4천400여명 중 한국계 미국인은 200여명 정도로 외국계로는 가장 많은 숫자라고 한다.

이에 문 대통령은 “’안 되면 되게 하라‘, 영어로 하면 ’나씽 이즈 임파서블(Nothing is impossible)‘인데 별로 민주적인 것은 아니지만 군인이 이런 자세를 가져줄 때 안보를 군인에게 맡긴 국민도 일상에서 자유롭고 민주적으로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안보뿐만 아니라 한국의 안보도 생각해주고 한미 동맹관계에서 든든한 접착제가 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해외에 진출한 동포 숫자가 740만명을 넘는다는 점을 언급하고 “웬만한 나라 전체 국민보다 더 많은 숫자인데 이 분들의 힘을 모으고 동포 한 분 한 분이 외교관이라고 생각한다면 대한민국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 우리 나름대로 자리를 잡고 먹고 살만하게 됐는데 더 욕심이 생기지 않는가”라며 “자리 잡은 정도가 아니라 중심부로 들어가 미국 사회를 움직일 수 있는 힘을 가지도록 정부도 뒷받침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김민선 뉴욕한인회장은 “한미동맹에 있어 든든한 브릿지(다리)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한인이민사박물관 건립 추진, 재외동포처 신설 제안 등을 요청했다.

이날 행사에는 세계적인 성악가 조수미 씨가 축하공연을 해 자리를 더욱 뜻깊게 만들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간담회에는 뉴저지주 뉴턴 세인트폴 수도원의 김 사무엘 주임신부를 비롯한 10여 명의 수도사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인트폴 수도원은 6·25 전쟁 당시 흥남부두에서 1만4천여명의 피란민을 구출한 메러디스 빅토리호의 레너드 라루 선장이 수도사의 삶을 살기로 결심하고 평생을 보낸 후 안장된 곳이다.

현재 세인트폴 수도원에서 생활하는 수도사 12명 중 9명이 한국인으로, 문 대통령은 이들을 동포간담회로 초청해 라루 선장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문 대통령의 부모는 1950년 흥남철수 때 메러디스 빅토리호를 타고 피란길에 올랐으며, 빅토리호가 내려준 경남 거제에 정착한 지 2년 만에 문 대통령이 태어났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