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받고 현장식당 운영권 넘겨...경찰, 50대 함바브로커 구속

시공사 간부등 16명 조사중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아파트 건설사 임원·간부들이 건설현장 식당인 속칭 ‘함바’ 식당의 운영권을 브로커에게 넘겨 주고 35억원대의 금품과 향응을 받은 혐의가 포착돼 경찰이 수사 중이다. 특히 서민 보금자리를 책임지는 공기업 LH가 관련돼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부산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배임증재 등 혐의로 함바 브로커 한모(53)씨를 구속했다고 19일 밝혔다. 또 경찰은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LH 남모(53)씨 등 간부 5명과 시공사 11곳의 간부 김모(51)씨 등 16명을 입건해 조사 중이다.

브로커 한씨는 지난 2013년 말부터 올해 6월까지 LH가 발주하거나 시행한 경기 충청 등 전국의 아파트 건설현장 10여곳의 함바 운영권을 따내기 위해 남씨 등 LH 간부 5명에게 1500만원에서 5500만원의 뇌물을 준 혐의를 받고 있다.

뇌물을 받은 LH 간부들은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한씨에게 함바 운영권을 주도록 시공사에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씨는 김씨 등 아파트 건설 시공사 임원과 간부 16명에게 1000만원에서 9억4000만원의 뇌물을 건넨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한씨는 함바 운영권을 받으려는 업자들에게 수천만원에서 수억대의 돈을 받아 그중 일부를 로비자금으로 쓴 것으로 드러났다.

한씨가 이처럼 거액의 로비자금을 뿌리면서 함바 운영권을 따내려고 한 것은 그만큼 수익이 보장됐기 때문이다.

경찰은 한씨가 제공한 뇌물과 향응 규모가 모두 3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씨의 스마트폰에서 LH 간부 등에게 금품이나 향응을 제공한 기록 수천건을 확보해 정밀 분석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한편 한씨의 진술에도 불구하고 LH 간부들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진우기자 iory8274@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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