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경기 순수성·건전성 저해한 범행…비난 가능성 커”

프로축구 선수에게 접근해 승부조작을 요구하고 협박한 브로커 정모(40)씨가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2단독 박평수 판사는 20일 국민체육진흥법 위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정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240시간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정씨는 축구 선수들에게 금품을 제공하고 승부조작을 의뢰·협박했다”며 “유죄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정씨는 원하는 경기 결과가 나오지 않자 축구 선수 최성국씨를 협박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며 “스포츠 경기의 순수성·건전성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저해해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질책했다.

다만 “승부조작과 관련해 특별한 경제적 이득을 취하지 않았고 최씨가 정씨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해 형량을 정했다”고 말했다.

정씨는 2010년 6월 광주 상무 소속이던 최씨 등에게 프로축구 경기의 승부조작을 요구하고, 원하는 결과를 끌어낸 혐의를 받는다.

정씨는 당시 최씨에게 계약금 명목으로 2000만 원을 주며 포스코컵 광주 상무와 성남 일화 경기의 승부조작을 부탁했지만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자 2000만 원을 돌려받고 다른 경기 조작을 강요했다.

정씨는 같은 달 광주 상무와 울산 현대의 경기를 앞두고 광주 선수단이 머물던 울산의 호텔에 찾아가 최씨에게 “내가 너의 대학 선배”라며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승부조작 사실을 널리 알리거나 보복할 것처럼 위협한 혐의도 있다.

결국, 광주-울산 경기에서 최씨를 비롯한 선수 5명은 공격이나 수비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는 방법으로 광주 측이 0-2로 패하도록 했다.

그 대가로 정씨 등은 4000만 원을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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