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로 인한 EU 재정적자 보상액으로 최소 200억 유로(약 27조 원)를 제시할 예정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9일 보도했다.

FT는 익명의 영국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메이 총리가 21일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할 연설 내용에 이런 제안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총리의 EU 관련 분야 수석보좌관이자 브렉시트 협상 총책인 올리버 로빈스가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비롯한 주요국 정상들에게 이미 이런 내용을 통보했다고 이 관리들은 전했다.

FT와 유랙티브 등에 따르면, 영국이 매년 EU에 내는 재정 분담액에서 각종 명목으로 되돌려 받는 환급금을 제외한 순 기여금은 2015년 기준 연간 107억 5000만 유로다.

EU의 장기 예산안(7개년이 한 단위)이 2020년 말로 끝나고, 브렉시트는 예정대로라면 2019년 시작된다.

따라서 브렉시트로 인해 예상되는 EU의 2019, 2020년의 2년간 줄어들 재정 손실액은 얼추 200억 유로에 해당한다.

FT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이 제안이 3개월째 교착상태에 있는 브렉시트 협상 재개의 물꼬를 트고 브렉시트 이후 영국과 EU의 무역관계를 포함한 다음 단계의 협상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해주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EU 관리들은 영국이 갚아야 할 돈이 총 1000억 유로이며 여기서 영국에 환급될 400억 유로를 제외한 600억 유로(약 81조 원)를 내야 한다는 계산을 내놓은 바 있다.

메이 총리의 200억 유로 제안이 EU 장기 예산안 손해분만 1차 계산하고 나머지는 추후 협상하자는 것인지, 아니면 이것으로 소위 ‘이혼합의금’을 모두 정리하자는 것인지 아직 불투명하다.

따라서 EU 다른 회원국들이 메이 총리의 제안을 어떻게 받아들이지는 현재로선 미지수이다.

FT는 독일 정부 측은 200억 유로 제안 예정 보도에 대해 아무런 논평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위험컨설턴트기업인 유라시아그룹의 유럽 책임자 무즈타바 라만은 FT에 “EU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재정적자 보상은 시작일 뿐이며 메이 총리가 10월 협상에서 다른 빚도 모두 청산해야 한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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