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속’ 후보등록 마감…조계종 중앙선관위 긴급 비공개회의

▲ 대한불교조계종 제35대 총무원장 선거 후보로 등록한 설정(왼쪽부터), 수불, 혜총, 원학 스님.

설정 스님과 수불 스님, 혜총 스님, 원학 스님이 대한불교조계종 제35대 총무원장 선거에 후보로 등록했다.

조계종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후보등록 마감일인 20일 수덕사 방장 설정(75) 스님과 안국선원장 수불(64) 스님, 부산 감로사 주지 혜총(72) 스님, 경북 군위군 인각사 주지 원학(63) 스님 등 4명이 후보로 등록했다고 밝혔다.

후보 기호는 등록순서 등에 따라 설정 스님이 1번, 수불 스님이 2번, 혜총 스님이 3번, 원학 스님이 4번을 각각 배정받았다.

막판까지 추대설이 흘러나왔던 화엄사 전 주지 종열 스님은 출마하지 않았다.

설정 스님은 경허 선사로부터 시작한 덕숭문중을 대표하는 수덕사 방장으로 현 자승 총무원장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승 총무원장과 각을 세우고 있는 수불 스님은 부산 범어사 주지를 지냈으며 간화선(看話禪) 지도자로 유명하다.

혜총 스님은 조계종 포교원장, 조계종 기관지 불교신문 사장을 지냈으며 지난 제34대 총무원장 선거에도 출마했다.

원학 스님은 제15대 중앙종회의원과 총무원 문화부장, 불교중앙박물관장, 강남 봉은사 주지 등 소임을 두루 거쳤다.

한편 조계종 중앙선관위는 후보등록이 마감됨에 따라 25일 후보자격심사를 할 예정이지만 수불 스님의 후보자격에 대한 문제 제기가 나옴에 따라 이날 긴급 비공개회의를 가졌다.

이날 긴급 비공개회의는 혜총 스님과 원학 스님이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수불 스님이 후보등록 직후 사실상 공약발표에 가까운 발언을 한 것은 후보자격심사 이후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한 선거법 위반이라고 주장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조계종 입법기구인 중앙종회(총 81명) 의원 9명은 전날 선관위에 ‘후보등록에 앞서 교구본사 주지 등에게 금품을 제공했다’며 수불 스님을 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이에 대해 수불 스님은 이날 중앙선관위에 제출한 입장문을 통해 자신을 둘러싼 의혹은 모두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수불 스님은 금품살포 의혹과 관련해 “하안거 대중공양비 전달은 불가의 오랜 전통과 종법에 따른 종무활동으로 선거법 위반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사전선거운동 논란에 대해서도 “대한민국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도 중앙 지방자치단체장이 공직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할 때 공약발표를 하는 건 통상적인 기자회견의 범위로 본다는 유권해석을 했다”고 반박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운동은 후보자격심사를 거쳐 26일부터 시작되며 다음달 1일 321명의 선거인단이 확정된다.

선거인단은 중앙종회의원 81명과 전국 24개 교구본사에서 선출된 240명으로 구성되며, 다음달 12일 열리는 선거는 선거인단에 의한 간선제로 진행된다.

차기 총무원장으로 선출되기 위해서는 선거인단의 과반(161표)을 얻어야 하며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2위간 결선투표를 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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