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봉출 사회부기자

“포경꾼들이 21t(시가 30억 상당)에 달하는 불법포획 밍크고래를 울산지검으로부터 돌려받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했다. 장물이나 마찬가지인 고래고기는 식당으로 팔려나갔다. 막대한 양의 불법포획 고래고기를 검사가 포경업자들에게 그냥 돌려준 어처구니 없는 사건의 실체를 명확히 밝혀 더이상 한국에서 밍크고래들이 불법으로 포획되지 않고, 시장에서 고래고기가 마구 유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최근 울산지방경찰청에 울산지검 검사를 고발한 해양환경단체인 핫핑크돌핀스는 현재 황운하 울산지방경찰청장에게 보낼 청원을 온라인으로 받고 있다. 이번 사건은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을 주장해 온 황 청장이 울산지방경찰청장 발령 이후 맡은 첫 대형 사건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뜨겁다.

경찰대 1기 출신인 황 청장은 울산지방경찰청으로 오기 전 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장을 지냈다. 수사권 독립을 외치며 페이스북 등을 통해 경찰 수사권 독립과 수사·기소권 분리를 촉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번 수사를 검경 수사권의 충돌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황 청장은 “진상을 밝히려는 것일 뿐이며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다툼으로 몰아가는 것은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것”이라며 확대 해석에 선을 긋고 있다.

과거에 수사권 독립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를 때마다 검찰이 경찰 간부의 비리 첩보를 꺼내 수사한 일이 있었던 점으로 미뤄 경찰이 검찰을 수사한다는 점에서 이번 수사에 뒷말도 무성하다.

황 청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수사에 대해 “면밀히 수사해 최종적으로 고래유통 등에 대한 정책적 대안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일반 시민들이 볼 때 검찰과 경찰은 둘 다 개혁대상이다. 검찰과 경찰의 갈등으로 비쳐지는 상황을 없애려면 이번 사건의 진실을 철저히 파헤쳐 실체적 진실을 낱낱이 공개해야 한다. 수사 대상도 정해졌고, 기초 자료도 이미 드러난 상태다. 남은 건 수사의 속도다. “수사는 결과로 이야기하는 것”이라는 황 청장의 말에 거는 기대가 크다.

김봉출 사회부기자 kbc7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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