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액션 뻔한 소재에 빠른 편집으로 몰입감 줘
반전캐릭터 마동석·윤계상의 연기 변신 볼거리

 

영화 ‘범죄도시’(사진)는 지향점이 뚜렷한 영화다. 에둘러 가지 않는다. “통쾌한 원펀치 액션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는 강윤성 감독의 의도대로, 재미와 통쾌한 한 방을 위해 직진으로 내달린다.

이야기 자체는 새롭지 않다. 정의의 경찰이 극악무도한 범죄자를 끝까지 쫓아가 응징하는 내용이다. ‘공공의 적’ 시리즈나 ‘베테랑’ 등과 연장선에 있다. 한국 범죄액션 영화의 단골 소재지만, 관객들이 빠져들 만한 매력적인 캐릭터와 군더더기 없는 빠른 편집, 숨돌릴 틈을 주지 않는 이야기 전개로 상당한 몰입감을 준다.

영화의 무대는 중국 교포들이 모여 사는 서울 가리봉동. 중국 옌볜에서 건너온 장첸(윤계상 분) 일당은 이곳에 터 잡은 기존 조폭 조직을 순식간에 장악하고, 상인들과 시민을 상대로 강력범죄를 일삼는다. 이에 형사 마석도(마동석)가 이끄는 강력반 형사들은 이들을 일망타진할 계획을 세운다.

청소년관람 불가 등급답게 폭력의 수위는 꽤 센 편이다. 도끼로 사람을 사지절단 내고, 백주에 수시로 칼부림이 벌어진다. 한국영화에서 많이 봐왔던 장면들이지만, 취향에 따라서는 호불호가 갈릴만하다.

주인공 마석도 역을 맡은 마동석은 맞춤형 캐릭터를 만난 듯하다. 일단 체구부터 다른 사람을 압도하는 마동석은 오직 주먹 한 방으로 평화를 지킨다. 그는 팔꿈치에 난 상처를 팔을 돌려 보기 힘들 정도로 엄청난 팔근육을 자랑한다. 영화 속 활약상만 보면 할리우드 슈퍼히어로 못지않다. 반전 매력도 있다. 겉모습이나 행동거지는 영락없는 상남자인데, 여자 앞에서는 숙맥으로 돌변한다. 입만 열만 유머가 팡팡 터지는 것도 매력을 배가시킨다.

마동석과 친구 사이인 강 감독은 4년 전 ‘경찰영화를 한번 만들어보자’는 마동석의 제의에 따라 마동석에게 최적화된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한다.

윤계상의 연기 변신도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지금껏 한국 범죄영화에 나온 수많은 악인 캐릭터 중에 손꼽힐 만큼 밑도 끝도 없는 악역을 해냈다. 윤계상의 연변 사투리 대사는 처음에는 귀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그러나 후반으로 갈수록 서늘한 눈빛과 몸을 사리지 않은 도끼 액션 연기로 강렬한 인상을 준다.

이 작품의 복병은 중국 교포들이다. 영화 속 중국 교포 사회는 무법천지, 범죄도시로 그려진다. 먼저 개봉해 흥행에 성공한 ‘청년경찰’도 같은 이유로 거센 항의를 받은 바 있다. 10월3일 개봉.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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