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화산센터 “마그마 지표면 이동 중”…주민 1200여 명 대피

▲ 지난 9월 21일 인도네시아 발리 섬 동부 아궁 화산 주변 주민들이 화산이 분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 일가족과 함께 안전지대로 대피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발리 섬에서 가장 큰 산인 아궁 화산 지하에서 하루 수백 차례씩 지진이 일어나면서 분화가 임박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2일 일간 콤파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화산지질재난예방센터(PVMBG)는 전날 아궁 화산 지하에서 발생하는 지진의 횟수가 증가 추세를 보인다고 밝혔다.

카스바니 PVMBG 소장은 “지난 18일 135차례였던 지진이 19일에는 400여차례, 20일에는 560차례로 늘었다”면서 “이는 지하의 마그마가 지표면으로 이동 중이란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1963년 분화 이후 64년간 상당한 규모의 에너지가 축적됐을 수 있다”면서 본격적인 분화가 일어날 경우 상당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궁 화산 지하의 마그마는 지표면으로부터 5㎞ 지점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관측된 지진 중 상당수는 지하 2㎞ 지점에서 발생했으며, 분화구 주변에선 뜨거운 가스와 돌덩이 등의 분출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재난당국은 지난 18일 아궁 화산의 경보단계를 전체 4단계 중 3단계인 ‘심각’ 수준으로 상향하고, 분화구 주변 6.0∼7.5㎞ 지역에 대한 출입을 통제했다.

수토포 푸르워 누그로호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BNPB) 대변인은 21일까지 아궁 화산 주변에 사는 주민 1259명이 임시 대피소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 지난 9월 20일 촬영된 발리 아궁 화산 전경.

다만, 아궁 화산의 위치는 발리 섬 동쪽 끝에 치우쳐 있기 때문에 현지 관광산업에는 아직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궁 화산은 발리 섬의 중심도시인 덴파사르와는 약 45㎞, 응우라라이 국제공항과는 약 58㎞ 떨어져 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남부 쿠타 지역과의 거리는 60㎞ 이상이며, 중부 산간지대의 유명 관광지인 우붓과의 거리도 30㎞가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발리 주 당국은 간헐적으로 화산가스가 분출되고 있지만 항공기 운항에 영향을 미치는 화산재는 나오지 않고 있다면서 발리 섬을 드나드는 항공편은 현재 모두 정상운항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높이 3142m의 대형 화산인 아궁 화산의 마지막 분화는 1963년에 있었다.

당시에는 1100명이 넘는 주민이 목숨을 잃었다.

인도네시아는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있어 지진과 화산 분화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인도네시아에는 아궁 화산을 비롯해 129개의 화산이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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