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파·음파유무 자연지진은 지진파 P파와 S파 모두 뚜렷

기상청이 23일 오후 5시29분께 북한 풍계리 인근에서 발생한 지진을 자연지진이라고 발표한 것은 이번 지진의 파형 특성 때문이다.

인공지진과 자연지진의 지진파는 확연히 다르게 나타난다.

지진이 발생하면 P파와 S파 등 크게 두 가지 파동이 생긴다. P파는 매질(파동을 전달하는 물질)을 수평으로, S파는 위아래로 흔들며 이동한다.

파동의 전달 속도는 P파가 초당 7∼8㎞ 정도로 초당 4∼5㎞인 S파에 비해 지진계에 먼저 잡힌다.

자연지진은 대부분 S파의 진폭이 P파보다 더 크거나 비슷하지만, 인공지진은 P파의 진폭이 S파보다 매우 크다.

자연지진은 또 에너지 방출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어서 파형 역시 매우 복잡한 형태로 나타난다. 반면 인공지진은 초기 P파만 두드러질 뿐 S파를 포함한 이후 파형이 단순하다는 게 특징이다.

즉 파형을 보면 인공지진은 P파가 초기에 매우 강력하게 울린 다음에 후속 파동은 매우 작게 일어난다. 자연지진은 일정 시간 동안 지속해서 파동이 관측된다.

우남철 기상청 지진전문분석관은 “이번 지진에서는 파형 분석상 P파와 S파가 모두 뚜렷하게 관찰됐다”며 “이에 따라 자연 발생한 지진인 것으로 결론내렸다”고 설명했다.

자연지진과 인공지진 사이에 이처럼 차이가 나는 것은 에너지가 발생하는 원인과 전달 방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급격한 지각변동으로 생기는 자연지진은 압축력(미는 힘)과 팽창력(당기는 힘)이 모두 작용한다. 반면 폭발이나 핵실험 등으로 지반이 진동하는 현상인 인공지진은 압축력만 작용한다.

음파의 발생 여부도 인공지진인지 자연지진인지 판정하는 데 중요한 요소다.

자연지진은 지진이 일어나도 음파는 대부분 발생하지 않는다. 반면, 인공지진은 폭발에 따른 압력 변화 등으로 인한 공중음파가 발생한다.

실제 이날 지진이 났을 때 강원 양구와 철원에 있는 음파관측소에서 음파가 감지되지 않았다고 기상청은 밝혔다.

이밖에 자연지진과 인공지진은 진원의 깊이도 크게 다르다. 자연지진은 진원의 깊이가 보통 10∼15㎞ 정도에 이르지만, 인공지진은 거의 지표면 근처에서 발생한다.

다만, 기상청은 이번 지진의 규모가 크지 않은 데다 관측망에서 벗어난 지역이어서 진원의 깊이를 발표하지는 않았다.

반면, 중국의 지진관측기관인 국가지진대망(CENC)은 이날 진원의 깊이가 0㎞로 폭발에 의한 것이라는 추정을 내놓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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