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행복 일깨우는 반투족 언어
우분트는 사람답게 사는 세상의 열쇠
올 추석 큰마음으로 나눔 실천했으면

▲ 김종국 서울교통공사 서비스안전센터장

어떤 인류학자가 아프리카 부족에 대한 연구의 일환으로 반투족 아이들에게 게임을 제안했다. 그 지역에서는 쉽게 맛볼 수 없는 딸기를 가득 담은 바구니를 매달아 놓고 ‘1등으로 도착한 아이가 그 딸기를 다 먹을 수 있다’는 조건이었다. 게임이 시작되자 아이들은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다투어 뛰어가지 않고 모두 손을 잡고 그곳으로 가서 딸기를 함께 나누어 먹는 것이 아닌가. 학자가 아이들에게 “한사람이 먼저 가면 혼자 다 차지할 수 있었는데 왜 함께 걸어갔느냐?”라고 묻자 아이들은 일제히 “우분트(UBUNTU)!”라고 외치며 “다른 사람이 모두 슬픈데 어찌 한 사람만 행복해질 수 있나요?”라고 대답했다. ‘우분트’라는 말은 반투족 언어로 ‘네가 있기에 내가 있다(I am because you are)’라는 뜻으로 이 일화는 넬슨 만델라 대통령을 통해 세상에 널리 알려졌으며 우분트는 ‘사람다움’을 의미하기도 한다.

얼마 전 강서구 장애인학교 건립 관련 토론회에서 장애인 학부모 20여명이 참석자들 앞에서 무릎을 꿇고 건립을 허락해 달라고 울면서 호소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 학부모들 중 상당수는 자녀가 이미 장애인학교를 졸업했거나 곧 졸업을 앞두고 있는 학부모였다는 후문이다. 국가인권위원회에서도 특수학교 건립을 반대하는 것은 헌법(제11조 평등정신)에 어긋난다며 “지역발전에 대한 요구도 마땅히 존중되어야 하겠지만 장애인 특수학교가 지역사회의 안전이나 발전을 저해한다는 근거가 없다”면서 “정부와 시·도교육감이 특수학교 증설과 더불어 진행 중인 특수학교 설립이 중단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분트’의 의미를 생각하면서 ‘함께하는 행복한 세상’으로 가는 지혜로운 결말이 있기를 바란다.

명절이나 연말연시에 기업이나 기관·단체 등에서 어려운 이웃들에게 성금과 위문품을 기부하는 것은 의미 있는 사회적 공헌 활동으로 자리매김 되어 꾸준히 확산되고 있다. 얼마 전 신체적 장애를 가진 어느 시민이 폐지 등을 수집하여 모은 돈으로 어려운 이웃들에게 수년 째 쌀을 기증하고 있다는 소식은 자못 감동적이다. 어려운 사람이 이웃과 함께 나누는 것은 비록 적은 것일지라도 그 사람의 마음을 모두 준 것이니 더욱 값진 것이라 하겠다. 올 추석에는 이러한 나눔에 우리 모두가 함께 하였으면 한다.

한편으로는 대전의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들과 청소노동자들이 추석을 앞두고 밀린 월급을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는 소식이 우리를 우울하게 한다. 아파트 전·현직 입주자 대표의 갈등으로 지난달 치 월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법적 분쟁 등으로 예금을 인출하는데 필수적인 직인을 새로 새길 수 없는 상황이라 하니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다.

북핵 등 불안한 국정과 정치권의 복잡한 갈등 상황을 바라보는 국민들은 여전히 불안하고 불편한 가운데 고유의 명절인 추석이 다가오고 있다. 마음이라도 편해야 할 한가위를 앞두고 우리는 과연 무엇을 해야 할까. 정부와 정치권은 국민들에게 보다 단합된 모습으로 희망을 안겨주고 기업과 사회는 근로자들에게 고용과 생계의 안정을 보장해 달라는 것은 이 시대의 절실한 요구이면서 구성원의 당연한 권리이기도 하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정말 모른다면 이번 추석에 고향으로 내려가 어르신들께 무릎이라도 꿇고 여쭈어볼 일이다. 이번 추석에는 우리 모두가 ‘사람다움’을 발휘하여 큰마음으로 나누는 함께 행복한 한가위가 되기를 소원해 본다. 우분트!

김종국 서울교통공사 서비스안전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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