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형석 경제부 기자

울산항만공사(UPA)가 최근 제5대 신임 사장 공모를 위한 임원추천위원회를 개최해 공모방법과 절차, 심사기준 등을 확정하고 28일까지 2주간의 차기 사장 후보자 공모에 들어갔다. 현 강종열 사장의 임기가 다음달 26일 만료됨에 따라 차기 사장은 내달 20일 전후로는 결정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신임 사장이 누가 될지에 지역 항만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 올해초 부터 지역 항만업계에서는 ‘정치인 A씨가 내정됐다더라’ ‘B씨가 유력하다더라’ 등의 사전 내정설이 도는 등 UPA 사장 자리를 놓고 각종 소문과 말들이 무성하게 오갔다. 직원들 사이에서도 신임 사장이 누가 되느냐가 가장 큰 관심사이자 화두로 장생포마린센터는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UPA 사장은 연봉 1억9000여만원(2016년 기준)에 임직원 117명의 인사와 연간 1000억원 안팎의 예산을 주무르는 자리다. 단순히 연봉이 많고 공기업 사장이라는 직함을 떠나 사실상 울산항만업계의 수장이라는 상징적인 자리다.

하지만 UPA 사장에는 1대 김종운 사장(기업인 출신)부터 2대 이채익 사장(정치인 출신), 3대 박종록 사장(중앙 관료 출신), 4대 강종열 사장(학계 출신)까지 항만업계 종사자가 아닌 다른 분야의 외부 인사들이 발탁돼왔다. 이들 모두 항만업계 종사자나 이 분야 전문가가 아니다 보니 선임 당시 낙하산 인사 의혹 등에서 자유롭지 못했고, 일부는 잡음이 일기도 했다. 지역 항만업계에서는 “항만공사 사장 자리는 잠시 거쳐가거나 이력을 한줄 추가하는 자리가 아니다. 울산항의 미래 발전을 이끌고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항만업계 종사자로 항만과 지역의 실정을 잘 아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에는 항만업계 전문가가 돼야 한다고 강하게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2007년 전국 3번째 항만공사로 출범해 올해 10주년을 맞는 울산항만공사는 각종 현안이 산적해 있는 것은 물론 안팎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우선 지역 최대 현안 중 하나인 동북아 오일허브 사업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오일허브 사업은 UPA 출범 이후 본 궤도에 올랐으나, 올해초 중국 자본의 이탈 이후 투자자를 유치하지 못해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현 상태로라면 사업이 언제 준공될지 가늠하기 힘들 정도다. 액체화물 편중 현상도 개선해야 할 시급한 현안이다. 지난해 울산항의 전체 물동량 1억9761만t중 액체화물은 1억6163만t으로 전체 81.8%을 차지한 반면, 일반화물은 3597만t으로 그 비중이 18.2%에 그치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일반화물은 줄고 액체화물에 대한 의존도가 심화되면서 종합항만으로서의 기능은 갈수록 위축돼 UPA의 설립 취지를 무색케하고 있다.

여기에다 야심차게 조성한 울산북신항 항만배후단지(1공구, 3공구)는 입주기업이 없어 애물단지가 되고 있고, 북극항로 개척도 지지부진하다. 이런 가운데 UPA는 지난 6월 정부의 2016년 공공기관 평가에서 D등급을 받아 낙제점을 기록했다. 앞서 지난 2014년 박종록 전 사장은 공공기관 평가에서 최하위인 E등급을 받자 임기를 4개월여 앞두고 사퇴한 바 있다. 당시에도 차기 사장은 항만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하게 일었으나 항만업계 출신이 아닌 학계 출신의 현 강종열 사장이 선임됐다. 위기 상황에서는 어느 때보다 리더의 역량과 역할이 중요한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출범 10주년을 맞는 울산항만공사의 재도약과 울산항의 백년대계를 위해서라도 5대 신임 사장은 전문성과 역량을 겸비한 것은 물론 지역과 항만업계의 실정을 잘 아는 인물이 되어야 한다는게 업계의 바람이다. 차형석 경제부 기자 stevecha@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