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2막 열어가는 울산의 베이비부머(20·끝)
현대차 퇴직후 타일 하자 보수업체 대표 변신

▲ 현대자동차를 퇴직한 장태준씨는 37년간의 시설보수 직무 경험을 살려 타일 하자 보수업체를 창업해 운영하고 있다.

시설관리직 실무 경험 바탕
퇴직후 타일기능사 자격 취득
타일 하자 보수업체 창업
가장 잘할수있고 하고싶은 일
협동조합 설립이 꿈이자 목표

퇴직자들이 창업이나 재취업 등으로 제2의 삶을 시작할 때 재직시 해왔던 일과는 다른 분야에서 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생소한 분야에서 제2의 삶은 적응의 어려움과 실패를 가져오기도 한다. 따라서 재직시 해왔던 일의 직무를 살리거나 비슷한 일을 퇴직 후에도 계속할 수 있다면 그 보다 더 좋을 수는 없을 것이다.

현대자동차를 퇴직한 뒤 타일하자보수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장태준(62)씨는 재직시 직무(시설보수업무)를 살려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대표적인 케이스다.

장씨는 1979년 1월 현대자동차에 입사 후 2015년 12월에 정년퇴직할 때까지 37년간 시설관리부 한 부서에서만 몸 담았다.

그가 처음 맡은 업무는 에너지관리팀의 사내 보일러실 관리 및 보수 업무였다. 울산공장 내 6곳의 보일러실을 관리하고 고장시 수리하는 게 그의 일이였다. 10년간 이 업무를 하던 그는 90년대 초반쯤 보직변경 발령을 받고 북구 양정동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문화회관과 사택의 통합보일러실 관리 업무를 하며 인생의 전환기를 맞는다.

장씨는 “평소에는 크게 힘든 부분은 없었으나 보일러 배관이 터지거나 고장이 나게 되면 비상이 걸린다. 특히 겨울철에는 행여나 고장이 날까 항상 긴장 상태였다”고 말했다. 이어 “퇴직때까지 27년간 시설보수 업무만 줄곧 해왔는데 이 업무를 하면서 건물관리와 하자보수 등의 업무를 자연스레 익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퇴직 전부터 건물 인테리어나 하자보수 관련 일을 계획했던 후 장씨는 퇴직 후 타일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한 뒤 지인과 함께 개인업체를 차리고 본격 아파트 하자보수일에 뛰어들었다.

장씨가 하는 일은 신축 아파트의 욕실 타일 하자 보수와 줄눈 시공이다. 새로 지은 아파트의 하자보수 기간(3년) 동안 욕실 타일과 줄눈 시공에 대한 하자 보수를 하는 것이다.

주 5일 근무하는 그는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30분까지 일하며 하루 15만원을 번다. 장씨는 “4대 보험도 적용되는데다 무엇보다 내가 쉬고 싶을 때는 쉴 수 있는 등 탄력적으로 일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최근 몇 년 새 신축 아파트 입주 물량이 쏟아지면서 일도 밀려 있다. 퇴직 후가 오히려 더 바빠지면서 회사 재직 당시부터 20년 넘게 해오던 사물놀이 취미활동은 꿈도 못꾸고 있을 정도다.

장씨는 “퇴근 후에도 영업을 하러 다녀야 하는 등 바쁜 일상이지만 내가 잘 할 수 있고 하고 싶은 일을 계속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좋다”면서 “나이가 허락하는 한 오랫동안 계속하고 싶고 여건이 되면 협동조합도 설립하고 싶은 게 꿈”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