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어 시험 부정으로 입국 베트남인들.

베트남에서 한국어 능력시험(TOPIK)에 부정 응시해 자격증을 취득한 뒤 국내 대학에 산업연수 유학생으로 입국한 혐의로 베트남인 일당 23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출입국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브로커인 베트남인 A(27) 씨와 한국인 김모(29) 씨 등 5명, 베트남인 산업연수 유학생 B(24) 씨 등 18명을 붙잡아 3명을 구속하고 2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5일 밝혔다.

A 씨 등은 올해 3월과 4월 베트남에서 국립국제어학원이 주관하는 TOPIK에 응시한 베트남인 B 씨 등에게 무선 송수신기로 정답을 알려줘 2급 자격증을 따게 해준 혐의를 받고 있다.

B 씨 등은 덕분에 기술연수 비자(D-4-6)를 받아 울산 모 대학의 용접기술 교육센터 초청으로 1년 과정인 산업연수 유학생 자격을 취득해 지난 15일 김해공항으로 입국한 혐의를 받는다.

B 씨 등은 입국과 동시에 사전에 첩보를 입수하고 공항에 대기하고 있던 경찰에 모조리 붙잡혀 강제 출국당할 예정이다.

경찰 조사결과 A 씨 등은 B 씨 등에게 연수비를 포함해 1인당 평균 1500만 원을 받았다.

베트남 현지에서 유학원을 운영하는 A 씨는 올해 1월 2일부터 한국어 능력 시험 2급 이상의 자격증이 있어야 외국인이 국내 기술연수 비자를 받을 수 있도록 관련법이 개정되자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A 씨는 한국어에 능통한 베트남인 여성 1명과 함께 B 씨 등과 같은 시험을 보면서 무선 송수신기로 외부에 있는 공범에게 정답을 알려줬고 공범들이 다시 B 씨 등에게 정답을 불러줬다.

TOPIK 초급시험 제한 간이 100분이지만 서울대에서 석사학위까지 받은 A 씨는 불과 20분 만에 문제를 모두 풀 수 있었다.

경찰은 A 씨가 수도권의 다른 대학과도 접촉을 시도했으며 TOPIK 부정응시에 동원한 공범 12∼13명이 1인당 최다 4명에게 정답을 알려준 사실을 확인해 추가 범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은 또 TOPIK이 오전과 오후로 나눠 초급(1∼2급) 시험과 상급(3∼6급) 시험을 치르는데 A 씨가 2차례나 같은 날 급수만 달리해 연거푸 응시한 사실을 파악하고 주관사와 관련 부처에 제도개선을 권고하기로 했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베트남에서는 5년가량 연봉을 고스란히 모아야 마련할 수 있는 1500만 원을 내고 1년짜리 비자를 받고 입국한 것은 국내에 불법 체류하면서 돈을 벌겠다는 목적이 깔린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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