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과 달리 군소정당…“연금·의원연임 등 개혁동력 약화”

▲ 에마뉘엘 마크롱.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이끄는 중도신당 ‘라 레퓌블리크 앙마르슈’(LREM·전진하는 공화국)가 24일(현지시간) 치러진 상원 선거에서 참패했다.

프랑스 방송 BFMTV 등에 따르면 이날 상원 348석 가운데 171석을 새로 뽑는 선거 결과 집권여당인 LREM 의석수는 28석으로 집계됐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선거 전 29석보다 오히려 1석이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창당한 LREM은 이번 선거에서 50석까지 의석을 늘린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선거 전 LREM 상원의원들은 모두 당적을 바꾼 이들이었다.

중도우파 공화당은 의석수를 142석에서 159석으로 늘렸다.

공화당은 연합세력과 합쳐 상원 과반을 점하고 있었고 이번에 과반을 유지했다.

대선과 하원선거에서 참패한 사회당은 81석을 확보해 5석을 잃는 데 그쳤다.

상원의원 선거는 간접선거다. 하원의원, 지방의원, 지방자치단체장 등이 유권자이며 이번 선거에는 총 7만 5000여 명이 투표했다.

프랑스 상원의원 임기는 6년으로, 3년마다 선거를 치러 의석의 절반을 교체한다.

프랑스 상원은 하원과 함께 법률안 수정·제정, 조약 심의, 정부 감독 기능을 하고 있지만, 하원과 합의를 이루지 못할 때는 국민이 직접투표로 의원을 선출하는 하원에 최종 결정권이 있어 그 자체로는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기성 정치인들이 선거인단에 참여하는 프랑스 상원 선거는 지역구에 오래도록 뿌리내린 기성정당 출신 후보가 유리한 점이 크다.

이에 이전까지 상원 과반을 점했던 공화당이 기득권을 지키며 우위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선거 전까지 우세했다.

하지만 마크롱의 신당이 예상보다 훨씬 저조한 성적을 거두면서 하원과 동시에 상원을 장악해 개혁정책의 동력을 마련하겠다는 마크롱의 계획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LREM은 창당 1년이 갓 넘은 시점인 지난 6월 치러진 하원 선거에서는 단숨에 과반 의석을 휩쓸며 다수당 지위를 확보한 바 있다.

외신들은 마크롱이 집권 5개월 차에 첫 선거패배를 맞았다며 이는 마크롱의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반영된 결과라고 해석했다.

특히 마크롱 대통령이 노동시장 개편을 필두로 연금개혁, 국회의원 3연임 제한 등 일련의 개혁정책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작지 않은 타격이라고 강조했다.

공화당 대표 후보인 로랑 보키에즈는 마크롱에게는 “첫 경고”라며 선거 결과를 반겼다.

프랑스 정부가 국민투표를 발의하지 않고 이런 개혁안들을 추진하려면 상·하원을 합친 925석의 5분의 3인 555표 이상이 필요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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