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울산민속문화의 해 특별전 ‘나도 울산사람 아잉교’ 개막

▲ 울산박물관과 국립민속박물관이 공동기획한 ‘나도 울산사람 아잉교 - 수용과 포용의 도시, 울산’ 특별전이 26일 개막했다. 김기현 시장, 윤시철 시의회의장 등 내빈들이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유물·인물자료 등 총3부로
울산 전역 담긴 모형 소개
11월26일까지 울산박물관

“태화교를 걸어가고 있는데, 왠 낯선 남자들이 ‘울산에는 볼 데도 없고 갈 데도 없네’ 이러는 겁니다. 갑자기 화가 나서 울산에 왜 갈 데가 없냐고, 학성공원도 있고, 어디도 있고. 괜히 낯선 사람한테 막 설명을 하고 있더라고요, 제가. 그래서 아! 그 때 한번 느꼈죠. 내가 울산사람 다 됐구나….”(1962년 서울출생. 서성희)

울산박물관과 국립민속박물관이 ‘2017 울산민속문화의 해’를 기념해 공동기획한 ‘나도 울산사람 아잉교 - 수용과 포용의 도시, 울산’ 특별전이 26일 개막했다. 이번 전시는 지난 상반기 서울에서 먼저 전시한 뒤 울산으로 옮겨 와 한번 더 진행되는 것이다.

특별전은 울산과 울산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들려준다. 입구부터 출구까지 이어지는 동선마다 멀게는 70~80년 전, 가깝게는 1~2년 전부터 울산에서 살게 된 수십여 명 울산사람들이 등장한다. 모니터 속 그들은 각 자의 사연들을 들려주며 모두 하나같이 “나도 울산사람 아잉교!”를 외치고 있다.

“남목 하숙집에서 시작해 바다가 보이는 요지에 건물을 세우기까지 40년이 걸렸어요. 이 정도면 나도 울산 사람 아입니까?”(1949년 묵호출생. 정봉일)

“처음엔 딱 6개월만 있다가 돌아갈라고 했지. 그런데 48년째가 다 됐네요. 제주 가면 울산자랑 많이 하는데 ‘너 울산사람 다됐네’ 합니다.”(1947년 제주출생. 김길춘)

이들 외에도 근대화 과정에서 고향 잃은 실향민의 사연도 들을 수 있다.

전시품 ‘보상금 확정통지서’는 1962년 특정공업지구(울산정유공장)에 임야와 분묘를 내어 준 ‘울산읍 우사리 김구천’에게 당시 ‘경남도지사이자 육군소장인 양찬우’가 28만여원의 보상금을 준다는 내용이다.

대곡댐(2005년 준공) 수몰지구 주민인 김홍섭의 일기장도 공개됐다. 그는 댐 건설과정과 주민들의 이주과정을 일기로 남겼는데, 마지막 장은 고향마을 뒷산의 매실과 참숯나무를 이주한 집에 옮겨 심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이렇듯 ‘수용과 포용의 도시 울산의 정체성 조명’을 위한 특별전은 총 3부로 구성돼 있다.

1부(울산으로 모이다)는 울산으로 들어온 사람과 문화, 그리고 기술에 관해 소개한다. 처용, 제주해녀, 옹기, 장생포, 그리고 1962년 울산 공업지구 지정과 관련한 다양한 유물을 보여준다. 2부(울산에서 나가다)에서는 울산사람과 기술, 문화가 외부로 확산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반구대, 방어진, 현대자동차 포니와 관련한 유물을 비롯하여, 최현배, 송석하, 고복수와 같은 인물자료가 주류를 이룬다. 마지막 3부(울산과 함께하다)는 울산으로 모인 사람들이 안과 밖의 경계를 허물고 함께 어우러지면서 살아가는 모습을 소개하고 있다. 향우회 자료, 울산 스윙스 야구단 자료, ‘울총’(울산총각)의 저녁상차림과 가방 등이 해당된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울산의 어제와 오늘’을 볼 수 있는 울산광역시 전역이 담긴 대형 모형과 맵핑 영상이 소개된다. 그리고 3D 프린팅 기술로 제작한 울산 지형 모델에 증강현실(AR) 기법을 복합 적용하여 ‘국가산업단지 개발로 철거된 울산 해안마을’의 모습을 스마트폰을 통해 전시실 내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이날 개막식에는 김기현 울산시장, 윤시철 시의회 의장, 천진기 국립민속박물관장, 황운하 울산지방경찰청장, 서동욱 남구청장, 박문태 울산광역시문화원연합회장을 비롯하여 박물관, 문화예술, 재울 향우회 관계자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전시는 11월26일까지.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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