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인터뷰 “몸 곳곳에 수상한 상처…이미 많은 걸 겪어 부검 반대”

▲ 오토 웜비어.

북한에 억류됐다가 풀려난 뒤 사망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부모가 26일(현지시간) 미국 방송에 잇따라 출연해 아들의 사망 전후 상황에 대해 입을 열었다.

오토 웜비어의 부모인 프레드와 신디 웜비어 부부는 이날 미 CNN 방송 ‘뉴스룸’ 인터뷰에서 “오토의 상태에 혼수상태라는 단어를 쓰는 것은 부당하다”며 아들이 가족 품으로 돌아왔을 때 참담했던 상태를 전했다.

아버지 프레드 웜비어는 “오토는 심각한 뇌 손상을 입었다. 오토는 김정은과 그의 정권에 의해 조직적으로 고문당하고 고의로 다쳤다. 이것은 사고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CNN은 재배열된 것으로 추정되는 아랫니, 오른발의 큰 흉터, 완전한 기형이 된 손과 다리 등 오토의 몸에서 발견된 석연치 않은 상처가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고 전했다.

아버지 프레드는 “그는 우리에게 돌아왔을 때 죽음을 앞둔 상태(on his deathbed)였다. 그래서 그들(북한)은 오토를 석방했다. 그들은 오토가 그들 땅에서 죽기를 원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머니 신디는 처음 아들이 미국으로 돌아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땐 미국의 의료 시스템이 그를 살릴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공항에서 아들의 처참한 모습을 마주한 순간 그러한 희망이 산산조각 났다고도 말했다.

신디는 아들을 맞이하기 위해 비행기 계단을 올라가려다가, 들것에 뉘인 채 울부짓는 아들의 모습에 차마 올라가지 못하고 다시 내려와야 했다고도 털어놨다.

▲ 지난 6월 22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 주에서 열린 오토 웜비어 장례식에 참석한 그의 아버지 프레드 웜비어(왼쪽)과 어머니 신디 웜비어.

그러나 웜비어 부부는 아들이 “이미 너무 많은 것을 겪었다”며 그의 부검을 하지 않기로 했다.

프레드는 “오토는 그의 가족, 나라, 전 세계에 버림받았다”며 “김정은이 결정을 내렸을 때 오토는 고문당하고 살해당했다. 충분하다”고 말했다.

신디도 “오토가 내 눈앞에서 사라지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부검을) 하지 않았다”고 부검을 거부한 이유를 밝혔다.

앞서 웜비어 부부는 이날 폭스뉴스 ‘폭스와 프렌즈’에 출연해서도 “그들(북한)은 테러리스트들이다”라며 “그들은 오토를 납치했고, 고문했고, 고의로 가해하고 해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버지니아 주립대 3학년이던 오토 웜비어는 지난해 1월 북한 관광 중 선전물을 훔치려 한 혐의로 체포돼 같은해 3월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17개월간 억류됐다가 지난 6월 13일 석방돼 귀향했지만 엿새 만에 숨졌다.

당시 북한은 “고문이나 가해행위는 없었으며, 국내법과 국제적 기준에 따라 다뤘을 뿐”이라며 “이번 사건으로 인한 최대 피해자는 우리”라고 주장한 바 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