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인이 일반 사람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 물론 예술인이라고 해서 유별난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사람들의 정신세계를 풍요롭게 해주는 예술작품을 만들고 있는 예술인은 일반 사람들과는 달라야 한다고 생각된다. 그렇다고 그 다름은 상식을 벗어난 언행을 일삼아도 괜찮다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의 삶을 정신적으로, 물질적으로 풍요롭게 해주는 창작에 종사하는 만큼 도덕성이 바탕이 돼야 한다. 치열한 작가정신과 투철한 삶에 건강한 정신이 깔려 있지 않으면 감동을 주는 작품을 만들 수 없다. 예술인은 도덕성이 바탕이 된 건강한정신으로 무장하고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과 시대를 통찰하는 안목을 키워야 한다.  울산에서도 그런 안목을 가진 예술인이 많이 나와야 한다. 그래야 지역의 정체성을살린 예술이 활짝 꽃필 수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의 울산 예술계를 살펴보면 아직도 멀었다는 느낌을 결코 떨쳐버릴 수가 없다.  얼마 전 예술과는 관련이 없는 사람들의 모임에 초대받은 적이 있었다. 울산 발전에 관한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던 중, 근간에 후원자로 문화계에 발을 들여놓은한 선배가 울산의 문화예술계를 안타까워하면서 특히 문화예술인들의 천박한 행태에 대해 매우 걱정스럽다고 덧붙였다. 시인이라는 이름으로 지역예술계에 발을 담그고 있는 필자로서는 몹시도 민망스러웠다. 아울러 최근의 몇가지 불미스러운 사례가 떠올랐다.  지난해 말에 울산의 몇 예술단체 회원들이 단체장의 예산집행 등이 투명스럽지 않다며 불신임을 하고 새로 집행부를 선출했다. 이런 내용이 연일 언론에 보도되면서예술인들의 치부가 낱낱이 드러났다. 상당수 시민들로부터 예술인들도 시정잡배와 별로 다를게 없다는 비아냥거림을 고스란히 들을 수 밖에 없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수년 전에는 신축 건물에 설치되는 조각과 그림 등 미술장식품을 둘러싸고 미술인들이 싸움질을 한 볼썽사나운 일까지 빚어졌다. 미술장식품을 맡게 되면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에 발생한 남세스런 일이었다. 그런가 하면 몇 미술인은 약삭빠르게도 연거푸 자신의 작품을 신축 건물에 설치해 창작보다는 돈벌이에만 혈안이라는 따가운 지적까지 받기도 했다.  좀 사소하기는 하지만 이달 초 아는 이로 부터 전해들은 울산시 문화담당 부서에서일어난 일도 같은 예술인으로서 얼굴이 화끈거리는 일이었다. 마침 문화예술진흥기금신청 마감이 끝나기 직전이어서 여러 예술인들이 그 자리에 있었다고 한다. 그 중 기금을 신청하러온 두명의 예술인은 평소 안면이 있는 직원들에게 너무나 서슴없이 농담을 건네고는 또 큰 소리로 휴대폰을 걸더라는 것이다. 급기야는 사갖고 온 붕어빵을 마구 끄집어내 몇몇 직원들에게도 나눠주고 자신들도 주섬주섬 먹어치우더라는 것이다. 마치 자기 집 안방에서처럼 거침없이 행동하는 모습에 일을 보러온 다른 예술인들이 오히려 더 부끄러워하더라는 것이다.  양식있는 시 직원들은 눈쌀을 찌푸리며 저 사람들은 매번 올 때마다 저렇게 행동한다며 기본 예의도 모르는 저런 사람들이 과연 제대로 된 예술활동을 하겠느냐고 성토하더라는 것이다.  예술인이라고 해서 도덕군자연할 필요는 없다. 그렇지만 최소한의 예의는 갖추어야한다. 먹을 장소와 때를 가릴 줄 아는 품격있는 예술인이 아쉽다. 예의라는 것은 평소 도덕성을 갖추고 있어야 몸 바깥으로 자연스럽게 배어나오는 것이다. 울산의 예술인들은 예의도 모르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심어줄까 심히 두렵다.  물론 이보다 더 많은 예술인들은 치열한 작가정신을 갖고 지역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예술인들의 이런 천박한 언행 때문에 다른 예술인들이 본의 아니게 도매금으로 취급을 받고 있다. 더욱이 문제인 것은 천박한 언행을 서슴치 않는 일부 예술인들이 마치 자신들이 예술인들의 대표 주자인양 행세하는 데에 있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셈이다.  시민들의 정신세계를 이끌 예술품을 만드는 예술인이 도덕성을 바탕에 둔 건강한 정신을 갖추지 않는다면 참다운 예술품을 만들어 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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