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탁금지법’ 시행 1년…지역 사회 변화상은
청탁금지법 시행 따른 신풍속도

 

5만원이하 선물세트 판매 급증
호텔 대관시 오찬·도시락 인기
식당가, 더치페이족 크게 늘어
저녁比 저렴한 런치세트 인기

청탁금지법은 요식업계와 유통업계 등 우리 사회 여러 분야에서 큰 변화를 불러왔다. 음식점에서는 가격대가 높은 저녁 식사보다는 점심식사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졌고, 각종 기관의 행사도 간소해졌다. 또 고급 명절선물의 대명사이던 호텔업계도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5만원 이하의 중저가 선물세트 비중이 늘어가는 추세다.

◇저녁자리 보다는 점심 선호 뚜렷

접대 식사자리 손님 비중이 높은 한정식 전문점은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식대가 높은 저녁보다는 점심식사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울산 남구 신정동의 J한정식전문점은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전체 손님 중 60% 가량 되던 저녁손님이 거의 없을 정도로 크게 줄었다. 대신 점심식사 손님의 비중이 크게 늘었다.

청탁금지법 시행 후 이 식당은 3만원 이하 메뉴를 새롭게 내놨지만, 손님들이 법 시행을 의식해 식대 상한인 3만원에 맞추기 보다는 1~2만원대 메뉴를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직장인 가운데 함께 식사하고 따로 계산하는 더치페이족도 크게 늘었다.

각종 행사가 많은 호텔업계도 청탁금지법 시행 후 큰 변화가 일었다. 일반적으로 행사 진행 시 장소 대관과 함께 식사를 함께 하는 경우가 많은데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식대가 3만원으로 제한되면서 저녁 만찬보다는 오찬·도시락 등으로 변경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점심식사는 3만원대에서도 실속있고 호양하게 준비돼 있지만 저녁에는 아무래도 단가가 높고 3만원 이하로는 메뉴 선택폭이 좁다보니 오찬을 선호하는 추세다. 최근에는 도시락을 원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백화점·호텔 선물 중저가 비중 늘어

기존부터 가공식품, 생활용품 등 5만원 이하의 중저가 명절 선물세트 비중이 높은 대형마트와는 달리 육류·굴비·갈치·주류 등 고가의 명절선물이 주를 이루던 백화점과 호텔업계도 지난해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5만원 이하 상품군이 늘어나는 등 판도가 크게 달라졌다.

현대백화점 울산점은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명절 선물세트가 중저가 상품과 고급상품으로 양분됐다. 업무와 직접적으로 연관이 없는 경우나 친지에게는 육류나 과일, 건강식품 등 고급 선물을 여전히 선호하는 추세지만, 관공서나 기업체 등 청탁금지법의 적용 대상이 광범위함에 따라 생활용품이나 가공식품 등 중저가 상품의 비중이 크게 늘었다.

호텔업계 선물세트도 중저가로 바뀌었다. 롯데호텔울산은 지난해 청탁금지법 시행 후 지난 설 명절부터 중저가 선물 수요에 맞춰 5만원 이하의 선물세트를 내놨다. 청탁금지법 시행 후 첫 명절인 지난 추석과 비교해 이번 추석 5만원 이하 선물세트 판매는 30% 가량 늘었다. 호텔업계는 늘어난 수요에 맞춰 지난 설 명절보다 참기름, 멸치, 김 등 특산품을 중심으로 중저가형 선물세트 종류를 20% 가량 늘리고 물량도 배 이상 준비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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