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글 연구에 평생 바친 외솔선생
올해는 탄생 123돌 맞는 뜻깊은 해
선생의 한글사랑 정신 오롯이 이어야

▲ 김슬옹 외솔회 이사 국어단체연합 국어문화원 부원장

올해는 세종대왕이 한글을 반포한 지 571돌이며 우리말글 연구와 한글운동에 온몸을 바친 외솔 최현배 선생이 나신 지 123돌이 되는 뜻 깊은 해입니다. 또한 외솔의 스승과 후학들이 1908년에 세우시고 힘써 가꾼 한글학회가 세워진 지 109돌이고 외솔의 땀과 혼이 담겨 있는 <조선말 큰사전>이 완간된 지 60돌이 되기도 합니다. 더욱이 외솔께서 <한글갈>에서 원본임을 최초로 증명한 <훈민정음>해례본이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지 20돌이 되는 해이기도 합니다. 이런 고귀하고 뜻 깊은 해, 한글날에 맞추어 울산시가 다채로운 행사를 열어 더욱 보람이 있습니다. 이를 기념하여 외솔 어록을 19개 뽑아 보았습니다. 한글날 10월9일을 기리는 의미에서 ‘10+9’ 19개의 말씀을 뽑아 보면서 외솔의 모든 논저를 검토해 보니 외솔 정신과 발자취가 큰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외솔은 1932년 어느 식당 방명록인 <금서집>에서 ‘한글이 목숨’이라고 했습니다. 외솔은 “한글을 사랑하기에, 한글을 위하여 투쟁하기에, 모든 것을 바칠(<한글의 투쟁> 1954년판 머리말)”정도였으니 왜 ‘한글이 목숨’이라고 했는지 충분히 다가옵니다. 외솔은 이러한 한글의 의미를 “한글의 ‘한’은 ‘하나’요. ‘큼’이요, 또 ‘바름’이며, ‘글’은 곧 소리글이니 한글은 곧 훈민정음을 뜻하는 것이다. <한글의 바른 길>에서 명칭에 담긴 참뜻과 역사를 잘 짚어 주셨습니다.

또한 “한글(정음)은 조선 사람의 지적 산물 중 가장 중요한 것인 동시에 또 지적 탐구의 가장 긴밀한 대상이 아니면 안된다. <고친 한글갈> 1961년판 머리말”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고귀한 우리 글 한글은 바로 섬세하면서도 넉넉한 우리말이 있어서입니다. 곧 “말은 겨레의 보람(상징)”으로 “세계 겨레들은 각각 그 특유의 말을 가지고 있어, 그 말을 같이 씀으로 말미암아, 겨레스런 사랑의 줄이 연결되고, 겨레 의식이 굳어진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시골말도 소중하게 여겨, “시골말이란 것은 대중말과 사투리를 아직 구별하지 아니한 모든 시골(지방)의 말을 이름이니, 서울말도 서울이란 한 시골(지방)의 말로 보고서 캠이 옳으니라 <시골말 캐기 잡책>”라고 서울말도 지방말로 본 적이 흥미롭습니다. 해방 직후 그 어려운 시기에 베스트셀러가 되었다고 하는 <우리말본>과 외솔이 기초한 <큰사전> 머리말에서도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한 겨레의 문화창조활동은, 그 말로써 들어가며, 그 말로써 하여 가며, 그 말로써 남기나니. <우리말본> 1955년판 머리말. 말은 사람의 특징이요, 겨레의 보람이요, 문화의 표상이다. 조선말은, 우리 겨레가 반 만 년 역사적 생활에서 문화 활동의 말미암던 길이요, 연장이요, 또 그 결과이다. 그 낱낱의 말은, 다 우리의 무수한 조상들이 잇고 이어 보태고 다듬어서 우리에게 물려 준 거룩한 보배이다. 그러므로 우리 말은 곧 우리 겨레가 가진 정신적 및 물질적 재산의 총 목록이라 할 수 있으니, 우리는 이 말을 떠나서는, 하루 한 때라도 살 수 없는 것이다. <큰사전> 1947년판 머리말”

외솔은 “사전은 말을 판정하는 최고 재판소다”라고 사전의 중요성을 늘 힘주어 말하곤 했습니다. 외솔은 평생 한글운동, 국어운동에 모든 것을 바쳤습니다. 외솔은 국어 운동의 목표를 “첫째는 깨끗하게 하기, 둘째는 쉽게 하기, 셋째는 바르게 하기, 넷째는 풍부하게 하기, 다섯째는 너르게 번지도록 하기”로 보았습니다. 외솔의 한글운동은 사실 멀리 있지 않습니다. “쉬운 글, 쉬운 말은 민주주의 발달의 근본스런 조건” ”현대는 민중의 시대이요, 한글은 민중의 글자” “민주주의시대 나라는 백성” “한글은 우리 배달 겨레의 정신문화의 최대의 산물이며, 세계 온 인류의 글자문화의 최상의 공탑” 등도 외솔이 남긴 어록입니다.

김슬옹 외솔회 이사 국어단체연합 국어문화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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