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사령관 카드도 차질…트럼프, 아태 관심도 반영(?)

▲ 호주 주재 미국대사관.

호주 주재 미국대사의 빈자리가 1년이 지나면서 그 이유를 놓고 호주 사회의 궁금증도 커가고 있다.

29일 호주 공영 ABC 방송에 따르면 호주 수도 캔버라에 있는 미국대사관의 대사 자리는 공석 상태가 막 1년이 넘었다.

현재 미국대사관은 지난해 9월 존 베리 대사가 떠난 뒤 제임스 카루소 대리대사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미국 주재 호주대사를 지낸 킴 비즐리는 “이상적인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하지만 참작할 만한 상황은 있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사가 없더라도 기술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수개월 이상 계속해서 대사가 없는 것은 정상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호주 주요 싱크탱크인 로위연구소의 애런 코넬리는 “워싱턴 쪽으로부터 그들이 이 자리에 누구를 생각하는지 들은 게 많지 않다”며 장기간의 대사 공백이 흔치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최근 대중 강경파인 해리 해리스 미국 태평양 사령관이 유력한 후보로 알려진 바 있다.

해리스 사령관이 올해 말 은퇴하고 내년 초에는 호주 대사로 올 가능성이 있다고 미국 유력 언론도 보도했었다.

▲ 한국서 기자회견하는 해리 해리스 전 미 태평양 사령관(맨앞).

하지만 이마저도 차질이 예상된다.

그동안 해리스의 뒤를 이을 것으로 보였던 스콧 스위프트 태평양함대 사령관이 해리스 후임으로 추천을 받지 못했다며 이번 주 퇴역신청을 했기 때문이다.

스위프트 사령관은 올해 발생한 3건의 주요 함정 사고로 영전이 불발된 것으로 보인다.

덩달아 해리스 사령관이 현직에 더 머물 가능성은 커졌고, 그가 부임한다면 그 시기는 자칫 내년 중반까지 늦춰질 수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비즐리 전 대사를 포함한 몇몇 외교 전문가들은 해리스 사령관이 호주를 여러 차례 방문했고 역내 문제에도 이해가 깊어 현재의 아시아 내 긴장 관계를 볼 때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그러나 친중파로 알려진 봅 카 전 호주 외교장관은 호주대사의 공백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 지역을 중시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카 전 장관은 “동남아시아에서 미국보다 중국의 영향력이 커 갈 것이라는 점을 확인시켜주는 일”이라며 호주인들로서는 미국 동맹 체계의 일원으로서 불편한 감정이 들더라도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아태지역 외교와 안보 부문의 최고 정책 책임자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도 아직 비워놓고 있다.

주한 미국대사 직도 지난 1월 이후 약 8개월째 빈 상태다.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가 사실상 내정된 것이나 마찬가지로 알려졌지만, 연내 임명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 10명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한반도 문제의 심각성을 고려해 이들 자리의 신속한 인선을 촉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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