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관리들 ‘제한적 군사옵션’ 거론 속 다수 시나리오 분석

미국이 북한의 핵무기 사용을 막기 위해 예방적으로 타격을 가하고도 수십만 명의 사망자를 낼 전쟁을 피할 방안은 아예 없다고 영국의 대표적 싱크탱크가 결론을 내렸다.

2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에 따르면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는 전날 내놓은 보고서에서 북한과의 전쟁은 “이제 진짜 가능한 일”이라면서 “만약 이 전쟁이 시작된다면, 특정 위협을 제거하는 데 국한되거나 단기적인 것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북한이 미사일과 핵 프로그램 개발에 빠른 진전을 이루면서 시간이 갈수록 외교의 입지는 줄어든다”면서 “이러한 냉혹한 선택지를 고려하면 트럼프가 북한 문제를 일찌감치 당장 해결하기로 결단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한반도에서는 미국 관리들이 전쟁을 부르지 않고 북핵문제를 해결할 군사적 개입을 들먹이면서 위기감이 고조됐다.

다수 백악관 관리는 북핵위기에 군사해법이 없다고 주장하나 허버트 맥매스터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제한적인 군사옵션을 거론했다.

맥매스터 보좌관과 조지프 던퍼드 미 합참의장은 핵무기를 가진 적대국 사이의 전쟁을 예방해주던 전통적 억지 이론이 북한에는 아예 통하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 바 있다.

이번 보고서를 작성한 맬컴 차머스 RUSI 부사무총장은 전쟁을 촉발할 수 있는 몇 가지 다른 시나리오를 분석해 ‘전쟁 불가피론’을 도출했다.

이들 시나리오에는 미국이 기습을 계획하고 있다고 믿을 때 북한이 가하는 선제타격, 반대로 북한이 괌이나 캘리포니아 인근으로 미사일을 시험 발사할 때 미국이 가하는 타격 등이 포함됐다.

차머스 부사무총장은 각각의 시나리오는 비슷하게 전개돼 양측의 충돌은 더 큰 전쟁으로 급속히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경우 미국 측은 대규모 공습과 사이버 공격을 가할 것이며, 북한은 한국과 동북아 일대 미군 기지에 대한 대규모 보복을 감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이와 같은 전투에서는 핵무기가 사용되지 않더라도 사상자가 수십만 명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차머스 부사무총장은 기습 공격이 이뤄질 경우 영국은 대응책을 결정하는 데 불과 몇 시간의 여유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영국 정부가 미국 정부에 예방타격을 배제하라고 공개적으로 촉구할 것을 요청했다.

그는 가능성을 따져보면 전쟁은 일어나지 않겠지만, 북한에 대한 위협이 엄포가 아니라 믿을만한 것으로 들리게 하려는 미국의 시도는 북한이 겁을 먹고 공격에 나서도록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