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친 메시지는 사적으로 전달한다"는 '틸러슨 스타일'

▲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중국을 방문 중인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중국을 겨냥한 압박성 발언을 자제하며 대화 상대를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와 블룸버그 통신 등이 30일(현지시간) 분석했다.

이날 베이징에 도착한 틸러슨 장관은 왕이(王毅) 외교부장과 양제츠(楊潔지<兼대신虎들어간簾>) 외교담당 국무위원에 이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했다.

틸러슨 장관은 이번 방중 기간 북핵 문제를 언급할 것으로 관측됐으나 회담에 앞선 공식 발언에선 북한을 거의 언급하지 않는 예의를 보였다.

중국을 당황하게 만들 수 있는 돌출 발언이나 새로운 외교적 신호도 보내지 않았으며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이나 미국의 대중무역 적자 같은 껄끄러운 주제도 꺼내지 않았다.

오히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 국가주석 간의 우정을 언급하며 우호적 분위기를 조성했는데 이런 대화법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차별되는 틸러슨 장관의 '스타일'이라는 것이 WP의 해석이다.

▲ 중국과 회담 중인 틸러슨 미 국무장관

블룸버그통신은 틸러슨 장관은 '거친 메시지를 전달할 때는 상대가 공개적으로 모욕을 당하지 않도록 사적 자리에서 전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회담에서 대중에 공개된 부분은 중국이 원하는 대로 흘러간 것도 이런 맥락이라는 해석이다.

평소 다소 무뚝뚝한 성격인 틸러슨 장관은 지난 3월 첫 방중 때만 해도 회담에 앞서 상대에게 호의적인 발언을 하는 의례적 절차에 불편함을 느끼는 듯 보였지만, 이제는 익숙해진 것 같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오히려 이를 활용해 양국의 우호를 다지는 모양새다.

틸러슨 장관은 이날 시 주석과의 회담서도 "이미 알고 있겠지만, 양국 관계는 당신과 트럼프 대통령의 관계에 힘입어 계속 발전하고 성숙한다"며 시 주석을 공공연히 추켜세웠다.

틸러슨 장관의 이번 방중은 오는 11월 트럼프 대통령의 한중일 순방을 앞두고 이뤄진 사전조율 성격이 강하다.

WP는 "이제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어떻게 반응할지"라고 지목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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