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에서만 4천800명 퇴직…ATM 등 자동화기기 3천343개 줄어

금융권의 비대면거래 확산과 비용절감 노력의 영향으로 최근 1년 새 국내 은행원 중 약 4천500명이 직장을 떠난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 점포도 200개가량 문을 닫았다. 앞으로도 이런 추세는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1일 금융감독원 통계를 보면 지난 6월 말 현재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개 은행과 6개 지방은행, 기업·산업·수출입은행 등 18개 은행의 임직원 수는 총 11만1천40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6월 말 기준이므로 지난 4월에 문을 연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의 임직원수(242명)는 포함됐지만, 카카오뱅크는 7월 말 영업을 시작했기 때문에 포함되지 않았다.

1년 전인 작년 6월 말 기준 은행 직원 수가 11만5천919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새 무려 4천517명이 직장을 떠난 셈이다.

이는 은행 뿐 아니라 보험, 증권, 카드 등 금융권 전체가 올 하반기에 채용하기로 한 규모인 4천817명(잠정)에 육박하는 규모다.

금융공기업과 은행, 보험, 증권, 카드 등 금융권 53개 기업은 지난 13일 공동으로 채용박람회를 열어 이 정도 규모의 신입사원을 뽑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은행원 감축의 ‘칼바람’은 특히 5대 은행에서 심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국민·하나은행 등이 대규모 희망퇴직 등을 통해 많은 직원을 내보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6월 2만8명이었던 임직원 수가 지난 6월 말 현재 1만7천48명으로 줄었다. 1년 새 무려 2천960명이 직장을 떠난 것이다.

하나은행도 같은 기간 임직원 수가 1만4천994명에서 1만3천735명으로 1천259명 줄었다.

이밖에 우리은행은 임직원 중 292명이 퇴직했고, 농협은행은 210명, 신한은행은 135명이 떠나는 등 5대 은행에서만 1년 새 4천856명의 실직자가 발생했다.

최근 은행권은 새 정부 방침에 부응해 하반기 신규 채용예정 규모를 늘리겠다고 밝혔지만, 이는 1년 새 은행들이 내보낸 직원 수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5대 은행이 올 하반기에 계획 중인 채용 규모는 1천700여명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1년 새 줄어든 직원 수의 35% 수준에 불과하다.

은행들은 직원 뿐 아니라 점포와 현금인출기(CD)·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 자동화기기도 대폭 줄이고 있다.

은행 영업점포 수는 지난해 6월 말 7천204개에서 올해 6월 말 현재 7천4개로 200개가 없어졌다.

씨티은행이 이달 말까지 소비자 상대 영업점을 90개 폐쇄하기로 한 점을 고려하면 사라지는 은행 영업점포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은행들이 전국에 설치한 자동화기기 수는 작년 6월 5만74개에서 지난 6월 4만6천731개로 3천343개가 줄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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