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구진 ‘사이언스 중개의학’에 발표…“임상시험 착수할 것”

▲ 폐 조직(아래)에 접착제 '메트로(MeTro)' 젤을 붙인 모습. [Nasim Annabi 제공]

신축성이 있으면서 독성은 없는 접착제가 개발됐다. 상처 부위를 꿰매지 않고 간단히 붙이는 ‘수술용 봉합제’로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미국 노스이스턴대, 하버드의대 등 공동연구진은 단백질인 ‘엘라스틴’을 기반으로 이런 접착제를 개발했다고 4일(현지 시간) 밝혔다. 연구 결과는 이날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중개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 실렸다.

파열되거나 찢어진 조직 및 장기를 봉합할 때는 흔히 스테이플러를 이용하거나 실로 봉합한다.

하지만 이런 봉합이 감염의 원인이 돼, 오히려 조직이 손상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또 폐나 심장, 동맥같이 끊임없이 수축-팽창 운동을 하는 장기나 조직의 경우 봉합 부위가 이 움직임을 따라가지 못해 치료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연구진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신축성이 있는 접착제를 고안했다.

사람의 피부, 동맥 등의 조직에 ‘탄성’을 주는 단백질인 ‘엘라스틴’(elastin)을 이용하면, 어느 정도 신축성있는 접착제를 개발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 것이다.

이에 엘라스틴의 전구체인 트로포엘라스틴(tropoelastin)이 들어있는 용액에 특정 화합물(methacrylate anhydride)을 넣어 ‘메트로(MeTro)’라는 물질을 합성했다. 이 물질에 자외선을 쪼여주면 고탄성 젤로 변한다.

봉합하려는 부위에 메트로를 넣어주고 자외선을 쪼이면, 조직이 단단히 붙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 젤이 심장 세포에 더 잘 붙을 수 있는 미세패턴을 새기는 방법까지 고안했다.

연구진은 살아있는 쥐의 폐와 동맥의 절개 부분에 이 물질을 적용하고, 수일간 관찰하자 봉합 부위가 제대로 아무는 것을 확인했다. 돼지 폐의 절개 부위에 메트로를 적용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연구진은 “안정적으로 부상을 치료하고, 독성이 없는 접착제를 개발했다. 이 접착제가 수술용 봉합제로 이용될 수 있길 기대한다”라며 “조만간 사람 대상의 임상시험을 진행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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