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당제 구도 속 내년 지방선거 출마자 얼굴 알리기 안간힘

▲ 대전도시철도 역사 출입구 인근에 추석 덕담을 담은 현수막이 나란히 걸려 있다.

요즘 추석 인사 문구를 담은 현수막이 부쩍 눈에 띈다.

게시자 대부분은 내년 6·13 지방선거 출마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인사다. 추석 명절을 맞아 인지도를 올리기 위한 활동의 하나라는 분석이 나온다.

6일 대전지역 정가와 인쇄업계에 따르면 요즘 지역 도로 곳곳에서는 추석 명절 덕담 현수막을 예년보다 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가족과 함께 즐거운 명절 보내세요’, ‘즐거운 추석 연휴 되시길 바랍니다’, ‘풍성한 한가위 되세요’ 같은 인사말 옆으로는 어김없이 누군가의 이름이 함께 보인다.

일부는 얼굴 사진도 함께 넣었다.

전남 나주에서 대전 부모님을 뵈러 왔다는 유지형(38)씨는 “국회의원이나 지방자치단체장은 쉽게 알 수 있는데, 저 사람 누구지 싶은 사람도 있다”며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사람이라는 아버지 말씀에 (현수막 게시가) 이해가 갔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도 연휴를 앞두고 현수막 제작 의뢰가 많았다고 전했다.

대전 유성구 한 광고기획업체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명절 전에 하나도 없었는데, 올해는 3건 정도 (제작)했다”며 “의뢰인 중에는 처음 들어보는 이름도 있었다”고 귀띔했다.

이는 다당제 구도 속에서 치러질 것으로 보이는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해 선제로 표심을 잡으려는 의도라는 게 지방정가의 설명이다.

당 지지도 못지않게 개인 경쟁력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출마를 마음먹은 인사가 자연스럽게 인지도 높이기에 나섰다는 뜻이다.

한 구의원은 “대전 기초자치단체의 경우 현직 구청장이 어떤 형태로든 대부분 출마할 것으로 예상하는 상황 아니냐”며 “현직 프리미엄이 없는 출마 예상자들에겐 어떤 식으로든 자신을 알리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현수막 크기나 게시 위치가 규정에 맞지 않는 사례도 있다고 지적한다.

대전 한 자치구 관계자는 “불법 현수막 신고가 들어오는 경우 현장에 나가 수거하고 있다”며 “지정된 장소 외에 현수막을 설치하는 행위는 모두 불법이기 때문에 과태료 처분을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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