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협상 없다고 이야기한 적 없어”…‘말 바꾸기’ 비판에 반박

청와대는 8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 절차가 시작된 것을 두고 정부가 미국 측에 ‘백기’를 들었다는 비판 여론이 일자 이를 반박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한미FTA 개정협상을 하려면 국내 통상법에 따른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A-B-C 중에 A 단계도 시작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의 이런 입장은 미국의 강도 높은 압박에 따라 한미FTA 개정협상에 본격적으로 착수한다 하더라도 법적인 절차를 거치면서 우리 정부에 부담이 되는 개정은 지양하되 국익을 따져 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관계자는 “통상법 절차에 따라 공청회를 열어야 하고 경제효과 분석도 해야 하고 국회에 보고하는 절차도 남았다”면서 “한미FTA 2차 공동위원회 특별회기에서도 이 부분을 미국에 충분히 설명했다”고 전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도 서면브리핑을 통해 “정부는 한미FTA 개정협상에 앞서 한미FTA 효과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는 기본 입장에 따라 2차 공동위에서 효과 분석 검토 결과를 미국에 충분히 설명했다”고 강조했다.

박 대변인은 “이 자리에서 정부는 국내 통상절차법의 주요 내용, 절차 등을 미국에 설명하고 공식 개정협상은 법적 절차 완료 후 가능함을 명확히 했다”며 “경제적 타당성 검토, 공청회, 국회보고 등 절차를 착실히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 단계는 개정협상이 시작된 것이 아님을 분명히 말씀드리는 동시에 개정협상이 시작되면 관련 부처, 이해관계자 등으로부터 광범위하게 의견을 들어 우리측 관심 이슈를 도출해 이를 반영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청와대는 ‘한미FTA 개정협상은 없다고 했던 정부가 말을 바꿔 개정협상에 임한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도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와 정부는 한미FTA 개정협상의 경제적 효과를 분석하고 그에 따라 개정협상을 할지 정하겠다고 이야기해왔다”면서 “개정협상이 없을 것이라고 이야기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지난 6월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 당시 양국이 FTA 개정협상에 합의했다는 내용의 보도가 나오자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한 바 있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철강 분야 무역 불균형을 지적하고 새로운 협상의 필요성을 제기했다”며 “문 대통령은 양측 실무진이 FTA 시행 후 효과를 공동 조사할 것을 제의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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